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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금보다 찬란한 구릿빛 희망

등록 2006-12-05 20:39수정 2006-12-05 21:31

이지은
이지은
전신탈모증 이지은, 자유형 400m 동

“수영장에선 모자를 쓸 수 있으니까….”

전신탈모증을 앓는 수영선수 딸에게 이 말을 해야 하는 엄마의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5일(한국시각) 수영 여자 자유형 400m에서 동메달을 딴 이지은(17·전남제일고2)은 끝내 수영 모자를 벗지 않았다. 그리곤 시상대에 올라 눈물을 글썽거렸다.

온몸의 털이 빠지는 전신탈모증을 앓는다는 사실을 안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이지은은 3년 동안 해왔던 수영을 포기하려 했다. 머리카락이 하나도 남지 않아 밖에 나가는 것 자체가 싫었다. 그때 엄마의 한마디가 힘을 줬다. “수영장에서는 모자를 쓸 수 있으니까, 오히려 수영을 계속하는 게 낫지 않겠니?” 힘을 얻은 이지은은 오로지 수영에만 전념했다. 2004년 10월 처음 태극마크를 단 뒤, 지난해 11월 제4회 동아시아대회 여자자유형 4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핑테스트 때문에 약을 입에 대지도 못한 채 나선 이날 경기에서 결국 이지은은 4분14초95의 한국신기록으로 값진 동메달을 사랑하는 엄마에게 선물했다. 경기 뒤 “기쁘다”며 담담하게 시상식장을 향하던 이지은도 메달을 목에 걸곤 고개를 떨궜다. 동그란 눈망울엔 눈물이 글썽거렸다.

도하/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김광섭
김광섭
남자 유도 김광섭, 연골 파열 부상 투혼


시상대 3위로 걸어가는 김광섭(25·KRA)은 그제서야 오른다리를 절룩거렸다. 한달 전. 훈련을 하다 오른무릎 연골이 파열됐다. 경기대 1학년까지 유도를 한 아버지의 은퇴를 몰고 온 부상 부위와 똑같았다. 의사는 수술을 권했다. “수술하면 대회에 못나오잖아요. 처음엔 깁스를 하고 움직일 수도 없었어요. 국가대표를 다른 사람으로 바꿀까봐 선수촌에서 깁스를 풀고 걸어다니기 시작했죠.”

유도 남자 66㎏급은 가장 치열한 체급으로 꼽힌다. 대회 직전까지 재활치료와 훈련의 힘겨운 과정이 이어졌다. 도하에 응원 온 아버지 김영철(48)씨는 “매트에서 쓰러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광섭은 무릎에 압박 테이프를 붙이고, 진통제를 맞았다. 그는 5일(한국시각) 8강전에서 상대가 부상부위 무릎을 집요하게 공략하는 바람에 한판으로 져 패자 부활전으로 떨어졌지만, 투혼까지 추락하지 않았다. 이후 2연승을 달려 동메달을 딴 순간 그의 표정에서 실망감은 찾을 수 없었다.

어머니 이영식(47)씨는 “금메달보다 더 값진 동메달이에요”라며 기뻐했다. “정신력으로 뛰었습니다. 힘들게 고생했는데 그걸 버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제 한국으로 가 수술여부를 알아봐야죠. 2008 베이징올림픽에선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습니다.” 그러고는 가족들과 꽃다발을 들고 기념촬영을 했다.

도하/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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