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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삼성하우젠컵 개막전이 열린 광양전용구장. 1만5천석의 스탠드는 경기 시작 전부터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자리를 찾지 못한 나머지 관중은 각 층의 뒷쪽에 한 줄로 늘어서서 경기를 보는 바람에 마치 청원경찰들이 줄지어 선 느낌이었다. 전남 구단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개막전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린 것은 처음”이라고 흥분했다.
본부석 양쪽에 각각 전남 드래곤즈와 FC서울의 서포터스 100여명이 일어서서 응원전을 펼친 것은 심판의 경기 시작 호루라기가 울리기도 전부터였다.
이날 구름 관중의 직접적인 요인은 ‘허정무 효과’인 듯했다. 7년 만에 친정팀 지휘봉을 다시 잡은 허 감독의 이름을 글자 한 변의 길이가 4m는 족히 됨직한 크기로 써붙인 펼침막은 경기 시작 전부터 분위기를 돋우었다. ‘우리는 믿는다 허정무 감독을!’이나, ‘허정무! 2336일만의 귀환’이라는 기대감 넘치는 글귀도 경기장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지난해까지 이곳을 안방으로 쓰다 이제는 적군의 장수가 돼 돌아온 이장수 감독과 새 ‘안방 마님’ 허 감독의 맞대결도 관중의 흥미를 충분히 자극했다.
휴일임에도 스탠드 너머 보이는 제철소의 거대한 굴뚝은 흰 연기를 연신 내뿜었다. 이곳 ‘노동의 현장’ 광양에서 프로축구 흥행 대박의 ‘꽃소식’이 북상을 준비하는 듯했다.
광양/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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