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최강 대전 삼성화재가 이번엔 안방에서 최약체로 평가되는 한국전력에 혼이 났다.
삼성화재는 2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펼쳐진 케이티앤지 2005브이리그 한전과의 2차전에서 1세트를 먼저 내준 뒤 내리 3세트를 따내며 3-1(20:25/26:24/25:21/25:18) 진땀승을 거뒀다. 1세트 초반 6-9까지 끌려다닌 삼성화재는 신진식의 잇단 스파이크 공격과 신선호의 가로막기 등에 힘입어 13-11로 전세를 역전시켰다. 하지만 한전은 3개의 가로막기에다 정평호의 후위공격까지 묶어 17-13으로 달아났고, 삼성화재는 이후 전세를 역전시키지 못했다.
삼성화재는 2세트 초반 들어서도 9-10으로 한전에 밀렸다. 지난 20일 개막전에서 현대캐피탈에 충격의 패배를 당한 기억이 되살아나는 순간이었다. 속이 탄 신치용 감독은 이 때까지 단 1득점에 그친 김세진을 빼고 장병철을 소방수로 투입했다. 그리고 이 작전은 주효했다. 장병철은 들어가자마자 쳐내기와 스파이크 공격으로 전세를 뒤집은 데 이어 23-23 동점 상황에서는 내리 3점을 따내며 분위기 반전의 일등공신이 됐다.
삼성화재는 이후 장병철을 비롯해 이날 팀내 최다득점(21점)을 기록한 이형두의 맹렬한 공격을 앞세워 내리 2세트를 따내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신치용 감독은 경기 뒤 “1세트를 내준 뒤 머리에서 쥐가 나는 줄 알았다”며 “우리 팀으로서는 전반적으로 완급조절 등에서 형편없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한전은 이날 비록 역전패했지만 1달 전 삼성화재에서 이적해온 정평호의 맹활약에 위안을 삼았다. 1m83의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유연성과 탄력으로 무장한 정평호는 가로막기 2개, 서브에이스 1개를 포함해 19득점의 불꽃타를 휘두르며 팀 안에서 가장 큰 구실을 했다. 오른쪽 공격수인 그는 지난 시즌까지 삼성화재에서 김세진, 장병철에 밀려 제자리를 찾지 못하다 프로화를 계기로 팀을 옮겼다.
이어진 경기에서도 개막전 삼성화재를 격파해 파란을 일으킨 천안 현대캐피탈이 상무에게 1세트를 내주며 덜미를 잡힐 뻔 했다. 현대는 조승목(5점), 김재헌(4점)을 비롯해 박석윤·이영수 등이 고른 활약을 펼친 상무를 효과적으로 제압하지 못했다. 그러나 현대는 2세트부터 수비가 살아나고 송인석과 박철우 등의 스파이크가 불을 뿜으며 3-1(23:25/25:16/25:19/25:22)로 승리를 거뒀다. 대전/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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