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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석 “씨름은 나의 힘” 외치는 ‘한국의 밥 셉’

등록 2006-04-21 20:24수정 2006-04-21 20:29

팀해체 뒤 모래판 떠난 김경석
6월 K-1 출전, 필살 로킥 연마…
“가운에 ‘씨름’ 새겨넣을 것”

그는 ‘큰 사람’을 느껴보고 싶다고 했다. 그 큰 사람은 말 그대로 덩치가 큰 상대이다.

키 2m, 체중 180㎏의 거구이다 보니 자신보다 큰 이를 만나기가 어렵다.

그는 자신보다 큰 사람을 사각의 링에서 만나려 한다. 상대를 쓰러뜨려야만 자신이 살아날 수 있는 격투기 무대에서 말이다.

최근 격투기 선수가 돼, ‘한국의 밥 셉’으로 불리는 김경석(25)은 아직도 씨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생일이던 지난해 12월 28일 아침, 그는 팀(신창건설) 동료들의 생일 선물 대신 팀 해체라는 충격을 맛봐야 했다. 눈물이 났다. 천하장사가 멀지 않았는데….

초등학교 부터 레슬링과 유도를 했고, 태권도 사범인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씨름판에 뛰어들었다. 큰 덩치에도 최고 성적은 4품. 선배들에게 눈에 띄지 않게 양보하곤 했다. 이제 씨름판에 우뚝 서려 하는 순간, 팀이 해체된 것이다. 이미 친구 최홍만은 일본 K-1무대에서 빛을 발하고 있었다.


김경석은 이내 샅바를 풀어 버렸다. 그리고 하루 6시간씩 가라데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의 새로운 목표는 K-1무대의 챔피언.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큰 덩치로 밀어부쳐 이기는 ‘재미 없는’ 격투사는 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타격기를 집중 연마했다. 특히 덤블링까지 가능한 유연함을 바탕으로 필살기를 개발했다. 바로 ‘로우킥’이다.

듬직한 무게를 실은 낮은 발길질로 상대의 중심을 흐트려뜨린다. 그의 발길질은 체중 80~90㎏의 격투기 선수가 하는 것만큼 빠르다.

장난꾸러기인 김경석은 풀린 파마머리를 5:5로 갈랐다. 링에서 팬들에게 좀 더 색다른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란다.

체중도 10㎏ 줄인 그는 최근 타이로 떠났다. 1개월간 무에타이를 연마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6월 3일 K-1 월드그랑프리 서울대회에 출전한다. 이제 긴장도 된다.

“링위에 오를 때 입는 가운엔 큰 글씨로 ‘씨름’을 새겨 넣을 것입니다. 격투기를 통해 씨름을 홍보할 겁니다.”

현 챔피언으로 키(211㎝)가 큰 세미 슐츠(네덜란드), ‘야수’로 불리는 밥 셉(미국)은 물론 최홍만도 그가 넘어야 할 산들이다.

“첫 경기부터 재미를 선사하겠습니다. 저 자신부터 답답한 경기는 질색이니까요.”
“누구든 자신있어요”라고 말한 그는 글러브를 낀 주먹으로 허공을 힘차게 가른다.

산처럼 느껴진다.

글·사진/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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