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출신 창던지기 국가대표 코치 우트리아이넨
관중석에서 망원경을 눈에 댄 채 하는 말을 통역이 핸드폰을 통해 운동장의 선수에게 즉시 전달한다.
“던지면서 앞으로 나가는 느낌으로 마무리 해라”, “던지는 순간 몸이 뒤로 약간 기울어진다”, “좋아, 바로 그거야”….
운동장의 선수는 긴 창을 들고 힘차게 도움닫기를 하다가 허공에 던진다. 선수 손을 떠난 창은 마치 생명을 얻은 것처럼 꼬리를 힘차게 흔들며 허공을 가른다.
11일 횡성종합운동장 육상경기장에서는 국가대표들이 참가한 창던지기 번외경기가 열렸다. 한국주니어육상경기선수권대회가 벌어진 이날, 한국 남자 창던지기 간판인 정상진(아시아경기대회 은메달)과 여자 한국기록(60m92) 보유자인 장정연 등은 지난달부터 태릉선수촌에 입촌해 자신을 가르치기 시작한 핀란드 출신의 에사 우트리아이넨(53)이 지켜보는 가운데 창을 던졌다.
우트리아이넨 코치는 한국 선수들 취약점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팔과 다리 근육은 잘 발달돼 있으나 복부 유연성이 부족하다”, “창은 팔로만 던지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던져야 한다”….
그는 “조그만 변화를 이루는데도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차근차근 기록 경신을 위한 준비를 하겠다”고 말한다.
창던지기가 전통 문화로 자리잡은 핀란드에서 그는 국가대표로 90m가 넘는 개인기록(90m22)을 갖고 있다. 현역 은퇴후엔 지도자로 나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국가대표 창던지기 코치로 88서울올림픽에서 핀란드의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정상진은 “이전에 접하지 못한 다양한 지도방법으로 기량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며 기대찬 표정을 한다. 아버지도 창 던지기 선수였던 우트리아이넨은 “창던지기 매력은 힘껏 던진 창이 작은 검은색 점이 돼 창공을 날아가는 것을 보는데 있다”고 했다.
횡성/글·사진 이길우 기자 nihao@hani.co.kr
횡성/글·사진 이길우 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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