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9단(왼쪽)이 24일 중국 항저우 치위안 체스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마인드스포츠 바둑 남자 개인 조별예선 A조 1차전에서 양딩신 9단과 대국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13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돌아온 바둑 대국 첫날, 포문을 연 두판의 한중전 승패가 갈렸다. 신진서 9단은 이겼지만 박정환 9단은 졌다.
신진서는 24일 중국 항저우 치위안 체스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마인드스포츠 바둑 남자 개인 조별예선 A조 1차전에서 중국의 양딩신 9단을 상대로 201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이로써 신진서는 호각세였던 양딩신과 상대전적을 8승6패로 벌렸고, 사실상의 조 1위 결정전을 승리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적극적인 포석으로 맞선 신진서는 대국 초반 오른쪽 변 전투에서 양딩신의 실책을 잡아채며 일찌감치 백중세 균형을 뒤집은 뒤 안정적인 운영으로 승기를 굳혔다. 경기 중반 인공지능 예측 승리 확률이 이미 99%를 찍었을 정도로 수월한 승리였다. 지난해 11월 엘지(LG)배 준결승에서 양딩신에 당한 패배(252수 흑 불계패)를 갚아 준 것은 덤이었다.
박정환 9단(오른쪽)이 24일 중국 항저우 치위안 체스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마인드스포츠 바둑 남자 개인 조별예선 B조 1차전에서 커제 9단과 대국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반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커제 9단과 31번째 맞대결을 펼친 박정환은 180수 만에 돌을 거뒀다. 그간 커제와 31번 붙어 16승14패로 근소 우위를 점했던 박정환은 이날 대국 초반 좌하귀에서 중앙으로 치고 올라오는 세력 다툼에서 밀리면서 흔들렸다. 승부처에서 커제의 묘수에 가로막히며 먼저 초읽기에 몰렸고, 끝내 활로를 찾지 못했다.
이번 바둑 종목에는 남자 개인전과 남녀 단체전까지 금메달 3개가 걸려 있다. 2010년 광저우대회 때 혼성 페어를 대체한 남자 개인전은 9명씩 A, B조로 나뉜 조별예선을 통해 각각 상위 4명을 가리고, 이후 8강 토너먼트를 진행한다. 매일 하루 두 번 대국을 치러야 하는 강행군이다. 한국은 금메달 3개를 모두 휩쓸었던 광저우 대회 영광 재현에 나선다.
아시안게임 바둑은 제한시간 1시간에 초읽기 30초 3회, 덤은 중국룰에 따라 7집반이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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