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아시안게임 메달. 항저우아시안게임 누리집 갈무리
항저우아시안게임 메달에는 이름이 있다. 바로 ‘산수’(Shan Shui)다. 중국명으로는 ‘후산(湖山)'이라고 한다. 호수와 산의 도시 항저우를 대변하는데, 메달은 마치 한폭의 산수화 같다.
지난 6월 대회 개막 100일을 앞두고 공개된 메달은 량주 문화(기원전 5300년~4300년)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사각형의 옥에 둥근 메달로 구성됐으며 량주 문화의 고대 중국 그릇인 의례용 옥종과 유사하게 생겼다. 메달 앞면에는 항저우의 자연환경을 닮은 여러 곡선이 보인다. 언뜻 안개 같기도, 물길 같기도, 고산 같기도 하다. 대회 누리집은 이를 두고 “정상으로 갈수록 산은 점점 높아지는데 선수들이 열심히 도전해 하나, 하나 정상에 이르는 길을 말해준다”라고 설명한다.
메달 앞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항저우 대표 관광지인 서호 호수의 단교(다리)와 삼담인월(섬)의 요소가 보인다. 삼담인월은 서호의 준설토사로 만들어진 인공섬인데 남쪽으로 3개의 석등이 있다. ‘삼담인월’은 ‘3개의 석등에 불이 켜지면 달빛이 찬다’는 의미이다. 메달을 디자인한 중국미술아카데미 산업디자인 원장 장쥔제는 여러 매체와 인터뷰에서 “메달에는 항저우 도시의 세 가지 주요 명소인 서호, 대운하, 량주 고대 도시 유적 공원이 형상화돼 있다”면서 “항저우의 오랜 역사와 심오한 문화,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통합을 메달에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메달의 리본은 친
환경적인 인쇄 기술을 사용해 손바느질로 제작된다. 리본 상단의 다리 모양의 버클은 물과 다리의 마을인 강남 지방 특성을 반영한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총 40개 정식 종목(61개 세부 종목)에 금메달 481개가 걸려있다. ‘금’메달이지만 메달은 순도 92.5% 이상의 은으로 대부분 구성되며, 6g 이상의 순금으로 도금된다. 은메달이 순도 92.5% 이상의 은으로만 제작된다고 볼 때 금메달과 은메달은 6g 정도의 순금 차이인 셈이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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