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실에 가면 늘 보이던 게임이 있다. 류, 춘리, 달심 등 여러 캐릭터 중 하나를 골라 1대 1 격투를 벌이는, 스트리트 파이터다. 스트리트 파이터는 더 이상 오락실에만 존재하는 경기가 아니다. 아시안게임 무대에서도 펼쳐진다.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당당히 정식 종목으로 데뷔한다. 적을 모조리 무찌르고 최고의 위치에 서면 금메달을 목에 건다. 다른 종목과 마찬가지로 당연히 금메달을 따면 병역 혜택도 있다.
이(e)스포츠가 아시안게임에 등장한 것은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때다. 당시에는 시범 종목이었는데 항저우 대회에서는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스트리트 파이터의 경우 시리즈가 6까지 나왔는데 항저우에서는 2016년 출시된 5 시리즈로 펼쳐진다. 연제길, 김관우가 한국 대표로 나선다.
8월28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e스포츠 국가대표팀 출정식에서 대표팀 스트리트 파이터 5 종목 선수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성훈 감독, 연제길(Corgi), 김관우(M.Lizard). 연합뉴스
이번 대회 이스포츠에는 총 7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가장 대표적인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비롯해 스트리트 파이터 5, 피파 온라인 4,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왕자영요(아레나 오브 발러), 몽삼국지 2, 도타 2가 메달을 다툰다. 2018년 대회 때 한국이 금메달을 땄던 스타크래프트 2는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LoL,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피파 온라인 4, 스트리트 파이터 5 등 4개 종목에 출전한다. LoL의 월드 스타, 페이커(이상혁)는 5년 전 아시안게임 때의 은메달을 이번에 금메달로 바꾸려고 벼르고 있다.
이스포츠는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선정돼 있다. 이스포츠가 스포츠냐, 아니냐는 논쟁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적어도 아시안게임에서는 ‘스포츠’로 인식되고 있는 셈이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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