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2m33 시즌 최고기록 도전. 1차 시기에 깃털처럼 가볍게 바를 넘어선 우상혁은 특유의 환한 미소를 뽐냈다.

세계 1위 우상혁(27·용인시청)이 25일 강원도 정선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3 전국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ｍ33을 산뜻하게 넘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2ｍ33은 올해 세계 최고 기록으로, 우상혁과 주본 해리슨(미국), 조엘 바덴(호주) 등이 갖고 있다.

우상혁은 이날 시즌 최고 기록 통과 뒤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제스처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고, 2m37로 바를 높여 자신의 한국 최고기록(2m36) 너머에 도전했으나 다음 기회로 대기록 작성을 미뤘다.

우상혁은 이날 첫 시도인 2ｍ20을 1차에 통과한 뒤, 2ｍ25(2차 시기)와 2ｍ30(3차 시기)의 바 위로 거침없이 날았다. 2m30에서 1, 2차 시기 실패로 잠시 주춤했지만 3차 시기에 위기를 벗너났고, 한층 높이를 올린 2m33을 단 한번의 시도로 넘으면서 관중의 찬탄을 자아냈다.

우상혁은 이날 2ｍ37에 도전했다가 세 차례 시기에서 모두 실패했지만, 곧바로 밝은 미소로 자신을 응원한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미 랭킹 포인트 세계 1위인 이날 올해의 기록까지 세우면서 남자 높이뛰기의 확실한 강자임을 다시 알렸다.

세계육상연맹은 ‘기록’과 ‘월드 랭킹 포인트’ 두 가지 순위를 따로 집계한다. 월드 랭킹의 경우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등 메이저대회는 18개월, 다른 대회는 최근 12개월 경기 결과를 점수화해서 매긴다. 남자 높이뛰기는 이 기간에 해당 선수가 높은 포인트를 얻은 5개 대회의 평균 점수로 정한다. 지난해 7월26일 월드 랭킹 1위로 올라선 우상혁은 올해 초 실내 시즌에 단 한 번만 출전한 탓에 평균 점수가 떨어져 3월 3위로 밀렸다.

하지만 우상혁은 5월6일 도하 다이아몬드리그 2위(2ｍ27),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을 겸한 5월9일 예천 KBS배 우승(2ｍ32), 5월21일 요코하마 골든 그랑프리 우승(2ｍ29), 로마·피렌체 다이아몬드리그 2위(2ｍ30)에 오르는 등 고공행진을 펼쳤고, 랭킹 포인트를 쌓으면서 이달 8일에 1위에 복귀한 바 있다 . 올 시즌 자신의 최고 기록을 1㎝ 더 높인 우상혁은 국제대회에서 금빛 도약을 준비한다. 우상혁은 스톡홀름 다이아몬드리그(7월2일)와 7월12일 타이 방콕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하기 위해 이달 29일 출국한다. 또 8월에는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경쟁하고, 9월에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