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아가 19일 새벽까지 열린 프로당구 피비에이 블루원리조트 시즌 개막전 여자부 결승에서 김가영을 꺾고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PBA 제공
우승상금 3천만원. 부모님 앞에서 효도한 것 같아서 기쁨은 두배였다.
여자당구의 강호 김민아(NH농협카드)가 18일 경주 블루원리조트에서 열린 ‘블루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 여자부 결승전에서 절대강자 김가영(하나카드)를 풀세트 접전 끝에 4-3(5:11 11:10 6:11 11:7 10:11 11:8 9:7)으로 제압하며 정상에 올랐다. 김민아는 통산 2승에 우승상금 3000만원을 거머쥐었다. 지난 시즌보다 1천만원 늘어난 새 상금제도의 첫 수혜자가 됐다.
이날 결승전은 비시즌 기간 엄청난 훈련으로 완벽하게 준비했던 김민아의 저력이 빛난 한판이었다.
1세트에서는 선공으로 시작한 김가영이 하이런 5점을 앞세워 7이닝 만에 11:5로 경기를 마감하며 기세를 올렸다. 이에 김민아가 2세트를 11:10으로 가져왔고, 3세트를 김가영이 챙기면 4세트에 김민아가 멍군을 부르는 식으로 2-2의 팽팽한 긴장이 이어졌다.
5세트에는 초반 김민아의 강공으로 흐름이 바뀌는 듯싶었으나, 저력의 김가영이 후반 폭발력으로 득점하며 세트를 따내 우세한 고지에 올랐다. 이에 뒤질세라 김민아가 6세트 6:8로 뒤지던 상황에서 3점을 연달아 꽂은 뒤 추가 득점으로 역전하면서 3-3,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왔다.
김가영(왼쪽)이 김민아의 우승을 축하해주고 있다. PBA 제공
결국 둘의 혈투는 7세트 벼랑 끝 대결로 압축됐고, 일진일퇴의 공방 속에 12이닝째를 맞은 김민아가 절묘한 원 뱅크샷으로 2점을 보태며 8:7로 뒤집은 뒤 비껴치기로 남은 1점을 채워 9:7로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결승전을 앞두고 “끈질기게 붙어보겠다”고 했던 김민아의 자기 주문이 우승으로 연결된 셈이다.
김민아는 “결승까지 온 것만으로도 기쁜 일인데, 우승까지 하게 돼 너무 좋다. 경기장에 처음 오신 부모님께 우승컵을 선물할 수 있게 됐다. 자랑스러운 딸이 된 것 같아 보람차다”는 소감을 밝혔다.
대학 시절 부모님 모르게 당구 선수의 길에 접어들었고, 부모님도 나중에 딸의 열정에 감동해 적극적인 후원자로 나선 사연을 고려하면, 이날 김민아의 승리는 부모님께 평생 잊지 못할 선물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