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오픈이 열리는 롤랑 가로스에 2021년 설치된 라파엘 나달의 동상. AP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남서쪽 외곽에 있는 롤랑 가로스에는 동상이 하나 있다. 프랑스 오픈에서만 14차례 우승했던 라파엘 나달(37·스페인)을 기념하기 위해 2021년 세워진 동상이다. 단일 테니스 메이저대회에서 나달만큼 강했던 선수는 없었다.
하지만 ‘클레이코트의 제왕’ 나달은 올해 롤랑 가로스에 없다. 2004년 이후 19년 만에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다. 엉덩이 고관절 부상 탓이다. 나달은 25일(한국시각) 〈에이피〉(AP)와 인터뷰에서 “롤랑 가로스는 내가 있든 없든 항상 롤랑 가로스일 것이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2024시즌에는 은퇴 전 마지막으로 롤랑 가로스에 설 것을 다짐했다. 나달은 프랑스 오픈에서 115번 중 112번을 이길 정도로 ‘무적’이었다. 지난해에도 회의적 시각이 많았으나 기어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흙신’ 없는 프랑스 오픈(28일 개막)에서 누가 새롭게 황제로 등극할까. 일단 프로테니스(ATP) 투어 세계 1위 카를로스 알카라스(20·스페인)가 유력 후보로 떠오른다. 나달, 알카라스 등 스페인 선수들은 어릴 적부터 클레이 코트에서 뛰어 프랑스 오픈에서 유독 강하다. 지난해 유에스(US)오픈에서 우승한 알카라스는 올해도 투어 4승을 챙겼다. 프랑스오픈 전초전 격인 로마오픈에서 우승한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세계 2위)는 알카라스 대항마로 꼽힌다.
36살의 백전노장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세계 3위)는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신기록에 도전한다. 올해 호주오픈 우승으로 그는 나달과 함께 메이저리그 최다 우승 공동 선두(22차례)에 자리하고 있다.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최근 주춤한 게 변수다. 조코비치는 “지금껏 이뤄온 내 경력에 매우 만족하지만 우승에 대한 목마름은 계속 있다”고 했다.
여자 단식에서는 세계 1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가 대회 2연속 우승을 노린다. 호주오픈 우승자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2위), 엘레나 리바키나(카자흐스탄·4위)도 우승 후보로 꼽힌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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