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관중 1위… 현대캐피탈, 홍보 열성
“아버지는 말하셨죠, 배구를 즐겨라. 즐기면서 하는 게임, 자 시작이다.”
천안 시민들이 평소 이 지역을 연고로 하는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응원가를 길거리에서 듣기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현대캐피탈의 가두홍보 차량이 지붕에 얹은 스피커로 계속 틀어대며 시내를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한때 현대카드의 상업광고(CF) 노래로 쓰이며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일부 네티즌의 집중포화를 받았던 곡은 개사를 거쳐 이렇게 부활했다.
동시에 천안은 이번 시즌 들어 ‘배구의 메카’로 화려하게 떠올랐다. 원주와 창원이 ‘프로농구의 메카’로 인정받는 것과 같은 양상이다. 정규시즌 1일 평균관중이 2643명으로, 전체평균 2109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맞수인 대전 삼성화재(1484명)는 물론 서울에서 열린 중립경기 평균(2250명)보다도 많았다. 단연 1위다.
‘홈 앤드 어웨이’ 방식 시행 전인 지난해에 비해 다른 지역은 모두 관중이 줄었으나 천안만 늘었다. 이유로는 이 지역을 연고로 하는 다른 프로종목이 없다는 지역적 특성이 꼽힌다. 또 정규리그 2연패를 이룬 화려한 팀 성적에다 숀 루니와 이선규처럼 소녀 팬들의 열광적 지지를 받는 스타들을 확보한 것도 디딤돌이 됐다.
빼놓을 수 없는 게 구단 프런트의 열렬한 홍보활동이다. 전담직원 6명이 경기 3일 전부터 천안시내를 돌아다니며 스티커와 휴대전화걸이용 팀 캐릭터를 나눠주는 등 ‘유료관중 동원’ 작전을 편 것. 천안시의 도움을 받아 각종 시정지, 반상회보, 거리 전광판 등을 통해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프로 출범 2년차임에도 다양한 수익원 확보를 통해 재정의 균형을 꾀하는 진정한 프로 스포츠 구단 운용의 맹아적 단계에 들어선 점도 평가할 만하다. 현대캐피탈은 계열사인 현대해상화재에 유니폼 광고를 3억원에 파는가 하면, 기아자동차와 지역의 까르푸 등에 바닥광고와 에이보드 광고를 팔아 5억8천여만원의 수입을 챙기는 수완도 발휘했다.
안남수 현대캐피탈 사무국장은 “관중을 기다리기보다는 직접 찾아다닌 게 주효했다”며 “내년에는 천안시내에 스카이워커스 거리를 만드는 등 더 공세적인 홍보활동을 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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