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열망은 언제나 똑같다.”
국내 최강권의 강동궁(SK렌터카)이 6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방송센터에서 열린 ‘크라운해태 PBA-LPBA 챔피언십’ 16강전에서 난적 이상용을 3-0으로 완파한 뒤 한 말이다. 8강에 오른 강동궁은 최재동과 대결하는데, 8강 진출 8명 가운데 애버리지 1.813으로 1위다.
강동궁은 이날 첫 세트에 10개, 2세트에 7개, 3세트에 8개의 하이런을 작렬하면서 완승을 거뒀다. 이상용이 첫 세트 1이닝 선공에서 9개의 하이런을 기록하자 10개의 장타로 맞불을 놓는 등 ‘괴력’을 보여주었다.
강동궁은 “이번 대회에서 몸 상태가 괜찮은 것 같다. 64강전에서 강승용, 16강전에서 이상용 선수와 만나 지난번 패배를 설욕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흐름이 좋다”고 설명했다.
강동궁은 국내 최고의 선수로 꼽힌다. 하지만 원년, 지난 시즌을 합쳐 두 차례 우승 뒤 트로피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에는 이번 대회까지 8강에 세번 오른 게 최고다.
강동궁은 “연습할 때와 달리 경기장에 들어서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스트로크를 고민하고, 또 그때그때 자주 바꾸면서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편이다. 이번엔 전체적으로 잘 풀리고 있다”고 했다.
물론 32강전 김현우(NH농협카드)와 대결에서는 고비가 있었다. 당시 1세트에서 하이런 10개를 기록하고도 패배하면서 위기도 느꼈다. 하지만 임기응변으로 3-1 역전승을 거뒀다. 그는 “몸이 무겁고 팔이 느려서 상대 선수를 따라 했다. 가볍게 임팩트를 주고 힘을 빼니 공이 잘 맞았다”며 웃었다.
프로 최고수라도 스트로크는 늘 고민이다. 강동궁은 “잘 될 때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미세한 변화에도 영향을 받는다. 어떤 때는 내가 아닌 사람이 내 안으로 들어와 치는 것 같다. 그럴 땐 기분이 안 좋다”고 설명했다. 또 “우승할 때의 기억을 노트에 적고 반복해 연습해도 그다음 경기에서는 또 다르다. 당구의 스트로크는 영원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늘 노력하는 그에게 현역 선수이기도 한 부인의 응원은 큰 도움이 된다. 강동궁은 “경기에 집중하고, 관중석이 멀기 때문에 잘 안 보인다. 하지만 함께한다는 것이 마음의 위안이 된다”라고 했다.
강동궁은 7일 오후 4시30분 최재동과 8강 대결을 편다. 4강을 너머 우승까지 넘보는 그에게 당장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다.
강동궁은 “당구는 내일을 모르는 경기다. 컨디션도 달라진다. 그냥 최선을 다해 집중해야 한다. 다만 우승은 언제나 나의 열망인 것도 변함없는 사실이다”라고 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