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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당구 9단’ 김현석 “쿠드롱전 디펜스 생각하며 했다”

등록 2023-01-20 09:41수정 2023-01-20 13:48

PBA 7차투어 웰뱅배 128강전 돌풍
김현석. PBA 제공
김현석. PBA 제공

“디펜스 신경 썼죠. 쿠드롱인데…”

당구 해설위원 김현석(50)이 19일 피비에이(PBA) 최강 프레데리크 쿠드롱(웰컴저축은행)을 꺾고 난 뒤 한 말이다.

김현석은 이날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방송센터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LPBA 챔피언십’ 128강전에서 쿠드롱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3-1(12:15 15:7 15:13 15:7) 승리를 거뒀다.

프로 1~3부리그 경력이 없고, 랭킹 포인트도 없어 와일드카드로 초청받은 김현석이 랭킹 1위를 제압하며 아마추어 강자의 돌풍을 일으킨 셈이다.

김현석은 전화 인터뷰에서 “쿠드롱한테 맞상대할 수는 없다. 디펜스(수비)를 생각하며 쳤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경기에서 김현석은 첫 세트를 빼앗겼지만, 2세트부터 뱅크샷 감각이 살아나면서 거침없이 내달렸다. 공이 서는 위치를 보면, 쿠드롱이 어려운 공을 더 많이 맞이했다. 특히 4세트에는 6:7 팽팽하던 7이닝 공격 기회에서 하이런 8점으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반면, 쿠드롱은 지난 5차전에 이어 통산 두 번째 첫판(128강) 탈락의 쓴맛을 봤다.

김현석은 “이길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다만 해설자이고 초청받은 대회여서 쿠드롱보다는 좀더 여유가 있었던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인 김현석은 ‘여괴전(역회전)’, ‘야개요(약해요)’ 등의 독특한 해설로 팬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실력도 만만치 않아, 전국대회 등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고, 이날 대회를 앞두고 보름 이상 매일 7시간 안팎의 강훈련을 했다.

김현석은 “해설을 할 때와 달리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게 당구다. 데뷔전에서 쿠드롱을 만나 쫄지 않고 해냈다는 것이 대견하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김현석은 이날 10개의 뱅크샷과 하이런 8점, 경기 애버리지는 1.583을 기록했다. 그는 “애버리지는 의미가 없다. 최강의 쿠드롱을 상대로 흐름을 가져왔다는 것에 만족한다”며 “35년 당구 인생 가운데 우승도 여러 번 했지만 이날 경기 승리가 가장 기쁘다”고 했다.

64강에 오른 김현석은 20일 오후 2시30분 김병호(하나카드)와 32강 진출을 놓고 다툰다. 그는 “김병호와는 절친한 사이다. 상대가 쿠드롱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왕 프로무대 피비에이에 발 디딘 만큼 해설은 재밌게 하고, 당구 경기는 ‘살벌하게’ 할 것”이라며 웃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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