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김영미(43·노스페이스 애슬리트) 대장이 아시아 여성 최초로 남극점을 스키로 도달했다. 또 한국인 최초로 무지원 단독 남극점 완주에 성공했다.
다큐멘터리 제작팀 에이스토리는 김영미 대장이 50일 11시간37분 동안 홀로 1천186.5km를 걸어 17일(한국시각) 남위 90도 남극점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27일(현지시각) 칠레 허큘리스 인렛에서 출발한 김영미 대장은 직선거리 1천130km 구간 중 장애물을 돌아가면서 좀 더 많은 거리를 걸었다.
에이스토리 쪽은 “여름임에도 영하 30도를 밑도는 남극의 살인적 추위를 뚫고, 얼어붙은 길 아닌 길을 하루 11시간씩 걸었다”고 전했다.
김영미 대장은 이번에 식량 등 중간보급과 운송수단의 보조 없이 혼자 걷는 무지원 원정을 했다. 오직 스키, 썰매, 무전기, 나침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만 지니고 갔다. 하지만 식량 50kg, 연료 11kg, 각종 장비 등으로 썰매의 총중량은 113㎏에 달했다. 김영미 대장은 백야나 시야가 뿌옇게 되는 난반사를 겪었고, 36시간 내리는 눈발 속을 걷기도 했다.
김영미 대장은 “한국으로 돌아가서도 바람 소리 환청이 들릴 것 같다. 눈 웅덩이에서 썰매를 건져낼 때마다 몸에서 에너지가 증발하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일과에도 텐트 안에 들어와 바람을 피하고 나면 나도 모르게 탄성이 터졌다. 좋은 사람들을 떠올리며 남쪽 끝을 향해 걸었다”고 전했다.
김영미 대장의 남극점 원정기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공개될 예정이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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