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신이라 불릴 수 있을까?
프레데리크 쿠드롱(웰컴저축은행)이 4일 경기도 고양시 소노캄 호텔에서 열린 2022~2023 프로당구(PBA) 개인전 투어 6차 ‘NH농협카드 챔피언십’ 8강전에서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하나카드)를 3-0(15:4 15:3 15:6)으로 완파하고 4강에 진출했다. 1~3세트 애버리지 6.429. 피비에이 출범 이후 최고의 기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당구에서 채택하고 있는 세트제에서 애버리지 2.000~3.000이면 수준급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쿠드롱은 이것의 두 배가량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 번에 45개의 공을 치는 것이 아니라, 압박감의 강도가 매우 센 세트제에서 6점대 이상의 애버리지를 기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쿠드롱은 이날 1세트에서 첫 이닝 선공에서 6개를 친 뒤, 6-4로 뒤따라온 카시도코스타스가 물러난 뒤 내리 9개의 하이런을 달리며 세트를 마감했다. 애버리지 7.5000. 쿠드롱은 2세트에서도 첫 이닝 1득점 뒤 2이닝에서 14개의 공을 몰아쳐 세트를 마감해 관중석의 탄성을 자아냈다. 역시 애버리지 7.5000.
쿠드롱은 3세트에서는 1~2이닝까지 5-6으로 뒤졌지만 3이닝에 10개의 공을 모두 점수로 연결하면서 카시도코스타스를 꽁꽁 묶었다. 애버리지 5.000. 1~3세트 총 7이닝 만에 45점을 뽑은 쿠드롱의 애버리지는 6.429로 이번 대회 웰뱅톱랭킹 상금(400만원)을 챙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강상구 해설위원은 “카시도코스타스가 못 친 것이 아니다. 칠 기회가 없었다. 정말 대단한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경기 뒤 카시도코스타스는 박수를 치며 허리를 바짝 굽혀 쿠드롱에게 인사하는 등 ‘당구 도사’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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