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A 하이원리조트배 128강전 승리
직장인에서 큐스쿨 거쳐 거물 낚아
직장인에서 큐스쿨 거쳐 거물 낚아
“심장 터지는 줄 알았어요.”
올 시즌 프로당구 피비에이(PBA) 1부 투어에 데뷔한 김욱(42)이 10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2022 하이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 128강전에서 최강 프레데리크 쿠드롱(웰컴저축은행)을 꺾은 뒤 한 말이다.
김욱은 1~2세트를 빼앗겼지만 3~4세트 극적인 추격으로 균형을 이뤘고, 승부치기에서 초구를 성공시키며 점수를 내지 못한 쿠드롱을 제압했다. 세트스코어 2-2(1:15, 14:15, 15:5, 15:12) 뒤 승부치기 1:0 승.
큐스쿨을 거쳐 올 시즌 1부 투어 무대에 진입한 김욱은 승리의 순간에 가슴을 토닥이며 심장의 박동을 안정시키기 위해 애썼다. 쿠드롱은 승부치기 초구를 칠 기회를 양보했고, 행운의 1점을 따낸 뒤 자리로 물러난 김욱은 뱅크샷을 시도한 쿠드롱의 플레이를 차마 지켜보지도 못했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김욱은 실패를 예감한 쿠드롱이 다가와 악수를 청하자 그제야 꾸벅 인사하며 승리를 실감했다.
김욱은 이번 시즌 피비에이 1부 신입생으로 1~3차 투어 128강전에 김임권(TS샴푸∙푸라닭),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하나카드), 강민구(블루원리조트)에 잇따라 무너졌다. 4차 투어에는 불참했고, 투어 누계 성적이 좋지 않으면서 이번 대회에서는 최강의 쿠드롱과 만났다. 피비에이는 최근 10개 대회 성적순으로 대진표를 짠다.
하지만 우승 후보 쿠드롱을 상대로 돌풍을 몰아쳤고, 쿠드롱은 신출내기 선수한테 세트제로 전환한 뒤 11번째 투어에서 처음으로 128강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당구가 워낙 예민한 종목이어서 변수가 많지만, 쿠드롱이라도 예선부터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선수층이 두터워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직장인 생활을 하면서 피비에이 챌린지투어(3부)의 문을 두드린 김욱은 피비에이 큐스쿨(1부 선수 선발전)을 거쳐 올해 처음으로 1부 출전 자격을 얻었고, 이날 3~4세트에서 각각 6개, 7개의 하이런을 기록하며 집념의 뒤집기를 일궈냈다.
김욱은 경기 뒤 “1년 전만 하더라도 쿠드롱을 이긴다는 건 물론, 1부 투어 선수가 되리라는 것도 꿈꾸지 못했다. 승부치기 직전까지 승리를 장담하지 못했다. 1, 2세트를 허무하게 내줘 3세트부터 질 때 지더라도 시원하게 치자고 마음먹은 게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김욱은 12일 64강전에서 카시도코스타스를 상대한다.
한편 이날 남자부 128강 1일차 경기에서 필리포스를 비롯해 조재호(NH농협카드), 비롤 위마즈(웰컴저축은행∙튀르키예), 신정주(하나카드), 조건휘(SK렌터카), 오성욱(휴온스) 등이 64강에 진출했다. 에디 레펜스(SK렌터카)와 서현민(웰컴저축은행), 김병호(하나카드)는 탈락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큐스쿨을 거쳐 올라온 김욱이 10일 밤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2022 하이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 128강전에서 프레데리크 쿠드롱과 대결하고 있다. P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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