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저축은행의 오수정(왼쪽)과 김예은이 17일 밤 피비에이(PBA) 팀리그 4라운드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PBA 제공
“예은이가 있어 힘 나요.”(오수정)
“팀리그 적응 돕고 싶어요.”(김예은)
웰컴저축은행의 오수정(39)과 김예은(23)이 17일 밤 경기도 고양 빛마루방송센터에서 열린 2022~2023 피비에이(PBA) 팀리그 후기 4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활짝 웃었다.
웰컴저축은행은 이날 휴온스를 상대로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4-3 역전승을 거두며, 4라운드를 5승2패(공동 2위)로 마감했다. 앞으로 5~6라운드가 남아 있어 총 4팀에 돌아가는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확보하기 위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이날 여자복식과 혼합복식에 두 세트에 출전한 오수정은 패배의 아픔을 겪었지만, 김예은이 6세트 여자단식 승리로 반전의 물꼬를 텄고 이어 서현민이 7세트 남자단식에서 하비에르 팔라존을 극적으로 제치면서 웰컴저축은행은 승수를 추가했다.
경기 뒤 오수정은 “너무 가슴을 졸였다. 예은이를 비롯해 우리팀이 최강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예은도 “6세트 경기에서는 손이 떨릴 정도였다. 큐를 제대로 밀지도 못한 것 같다. 역전승을 거둬 기쁘다”고 했다.
오수정은 폭발적인 샷을 갖춘 여자당구의 실력파다. 하지만 팀리그에서는 첫 시즌이어서 적응기를 거치고 있다. 여자복식에서는 단짝 김예은과, 혼합복식에서는 비롤 위마즈와 팀을 이룬다.
오수정은 “내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기술적, 정신적으로 더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김예은은 “팀리그에 처음 들어오면 많은 변화를 겪는다. 남자 선수들이 여러 조언을 해주는데, 그런 과정에서 적응기가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실제 오수정은 팀리그에 참가하면서 프레디리크 쿠드롱, 위마즈, 서현민 등 최고의 남자선수들과 수시로 의견을 교환한다. 위마즈와는 혼합복식 짝이어서 한국말, 영어를 섞어가며 호흡을 맞춘다. 이 과정에서 힘을 덜 쓰는 타법 등 공을 치는 스타일에 변화가 올 수 있다.
오수정은 “팀에 들어오면 배울 것도 많고, 더 긴장되는 등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롭다. 그래도 예은이가 가까이서 챙겨주고, 용기를 북돋워 주니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팀리그는 휴식기에 들어간다. 하지만 팀리그에서 여자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마음을 놓을 여유는 없다. 둘은 “경기를 치르면서 조직력이 강해지는 것을 느낀다. 이제 감 잡았다. 5~6라운드에는 팬들에게 더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