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아가 26일 휴온스 챔피언십 16강에 처음 진출한 뒤 활짝 웃고 있다. PBA 제공
공포의 서바이벌, 더 이상 무섬증은 없다. 3전4기로 부활에 성공한 김진아(30·하나카드) 이야기다.
무섭게 달라진 김진아가 26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2022~2023 엘피비에이(LPBA) 투어 개인전 4차 휴온스 챔피언십 32강 서바이벌 경기에서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이번 시즌 데뷔해 초반 1~3차 개인전 투어에서 128강 벽을 뚫지 못했으나, 이번엔 16강까지 서바이벌 모든 경기에서 조 1위로 통과하며 상승풍을 몰아쳤다. 128강전에서는 애버리지 1.286으로 103점을 기록했고, 64강전에서도 애버리지 1.316의 고득점을 자랑하며 87점을 일궜다. 이날도 애버리지 0.850으로 4명의 선수 중 가장 높은 타점을 올리며 16강에 올랐다.
김진아는 경기 뒤 “이제야 마음이 편하고, 나의 것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신적으로 나를 북돋워 준 팀원들이 큰 힘이 됐다. 기술적으로도 팀리그를 통해 많이 늘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김진아는 시즌 전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아마추어 1위 출신으로 경기력이 검증됐고, 미디어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스타성을 알렸다.
하지만 주변의 지나친 기대와 스스로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발목이 잡히면서 시련을 겪었다. 개인전 1~3차전 128강전 탈락의 상처는 컸다.
김진아는 “시행착오가 있었다. 스스로 책임감에 휘둘렸다.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하지만 팀원들이 나를 구했다. 자신감과 힘을 실어주었다”고 말했다.
실제 팀 리그에서 김진아는 완전히 적응하며 전반기 팀의 우승에 기여했다.
김진아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훈련도 독하게 했다. 그는 “최근까지 연습량을 늘렸다. 휴일도 없이 공만 치며 달려왔다”고 소개했다.
경기에 임하는 루틴도 조금 바꿨다. 그는 “프로 데뷔 뒤 경기 전날에도 당구 연습을 했는데, 이번엔 하지 않았다. 17년간 해온 옛 루틴으로 돌아가면서 안정감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3전4기로 오뚝이처럼 일어선 김진아는 27일 오후 5시 김보라와 8강 진출을 놓고 다툰다. 16강전부터는 일대일 경기여서 긴장감은 더 높아질 수 있다.
김진아는 “상대가 누구라도 신경 쓰지 않는다. 내 경기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두려움은 없다”고 했다.
고양/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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