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귀화까지 염두에 두고 한국행을 택한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출신 ‘대어’ 키아나 스미스(23)가 한국여자프로농구(WKBL) 용인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게 됐다.

스미스는 16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한국여자농구연맹 신입 선수 선발회에서 1라운드 1순위로 삼성생명의 지명을 받았다.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를 둔 스미스는 ‘외국 국적이어도 부모 중 한 쪽이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거나 과거 가진 경우 드래프트 참가를 허용한다’는 연맹 규정에 의거해 한국 리그에 진출했다.

미국 루이빌대와 버클리캘리포니아대 소속으로 각각 2시즌씩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주전 가드로 활약한 그는 4시즌 경기당 평균 10.4득점 3리바운드 3.1도움을 기록했다. 이어 올해 4월 미여자프로농구 드래프트 2라운드 16순위로 로스앤젤레스 스팍스에 합류했고 프로리그에서 11경기에 나서 선발 출전 없이 평균 10분여를 소화하며 경기당 평균 2.6득점 0.9리바운드 0.5도움을 올렸다.

더 많은 경기 시간과 국가대표를 노리고 어머니의 나라를 택한 스미스는 지명을 받은 뒤 “미여자프로농구 시즌이 끝나면 해외 리그에 나가서 뛴다. 유럽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었지만 절반이 한국인인 만큼 한국 문화와 인연이 있어 어머니 나라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회가 온다면 다음 2024 파리올림픽에서 함께 뛰는 게 목표다. 하지만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니니 일단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드래프트 전 예상대로 스미스를 들이게 된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한마디로 기쁨이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난 시즌 우리는 꼴찌였다. 비시즌 동안 큰 약점이었던 슈팅 훈련에 매진해 기존 선수 능력도 좋아지고 있는데, 스미스는 외곽에서 생산력을 올려줄 수 있다”며 ‘즉시 전력감’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포지션에 대해서는 “볼 핸들링, 패스도 뒤지지 않는다”며 “1∼3번에 고루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2순위 부천 하나원큐는 삼천포여고 포워드 박진영(18), 3순위 부천 비엔케이(BNK) 썸은 춘천여고 센터 박성진(18), 4순위 인천 신한은행은 숭의여고 가드 심수현(19), 아산 우리은행으로부터 지명권을 양도받은 하나원큐가 다시 5순위로 숙명여고 포워드 이다현(18)을 지명했다. 올해 신인선수 드래프트에는 25명이 참여해 15명이 프로팀의 부름을 받았다. 지명률은 60%로 지난해(50%)보다 높았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