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노동 틈틈이 짬을 내 프로당구 2부 드림투어에서 우승한 김대진. PBA 제공
건설 노동과 선수 생활이라는 이중 일도 그의 당구 열정을 막을 수 없었다.
불굴의 프로당구 선수 김대진(46)이 22일 충북 청주 오창읍의 SM 당구클럽에서 열린 ‘2022~2023 프롬 피비에이(PBA) 드림투어(2부) 2차전’에서 고경남을 세트 스코어 4:2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 1천만원.
김대진은 경기 뒤 피비에이와 인터뷰에서, “믿어지지 않는다. 작년부터 연습을 많이 해 기술적인 부분을 보완했다. 정신적인 부분에서 흔들리는 면이 있었지만 침착하게 경기해 좋은 성적이 나왔다”고 밝혔다.
김대진은 시즌 두번째 2부 투어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다음 시즌 1부 진출을 거의 확정했다. 2부 드림투어 우승자는 다음 시즌 1부에 진출할 수 있는 충분한 포인트를 받게 된다.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김대진은 “올해 1부 큐스쿨 자격도 얻었지만 일 때문에 참가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이번 드림투어 우승으로 인해서 아픔을 씻어냈다”고 밝혔다.
김대진은 생업과 선수 생활을 병행해야 한다. 그는 “건설현장에서 전기 업무를 맡고 있지만 ‘노가다’ 일이다. 팔을 많이 쓰기 때문에 나름대로 극복하기 위해서 운동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 “(투어 참가를 위해) 일을 빠져야 하고, 지방에 거주하다보니 대회 참가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당구를 치는 설렘과 즐거운 마음이 더 컸기에 힘들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프로당구 2부 드림투어 우승자 김대진이 1천만원의 상금을 받고 있다. PBA 제공
경북 영주 출신인 그는 청소년기 또래 중에서 가장 당구를 잘 쳤다고 한다. 하지만 “집안 형편상 먹고 살려고 일을 시작하면서 20대부터 30대 초반까지는 당구를 안 쳤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늦깎이’는 맹훈련을 통해 지난해 3부 투어에 합류했고, 올해 2부 투어로 올라섰다. 올 시즌 첫 대회 64강에 진출한 이후 두번째 출전 만에 우승컵을 차지하면서 ‘전문 선수의 꿈’이 성큼 다가왔다.
그는 “목표는 1부 승격이다. 2부 투어 남은 무대에서 기술과 멘털을 모두 보완해 1부에 오를 것”이라고 했다. 상금 1천만원 사용처에 대해서는, “혼자 계신 어머님에게 용돈 드리고 응원해준 분들께 밥을 살 것이다. 나머지는 아껴 쓰겠다”고 말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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