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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수트’ 없어도 돼!…포포비치, ‘전신 수영복’ 기록들 넘어서다

등록 2022-08-16 17:02수정 2022-08-17 02:35

‘전신수영복’ 기술력 기댄 세계기록들 논란
문제 수영복 퇴출뒤 기록단축 난제 예상했지만
포포비치, 자유형 100m 세계기록 고쳐쓰고
200m는 1분42초대 ‘마의 벽’ 넘어서며 ‘기염’
루마니아의 다비드 포포비치가 15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 포로 이탈리코에서 열린 2022 유럽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을 우승한 뒤 유유히 걷고 있다. 로마/AFP 연합뉴스
루마니아의 다비드 포포비치가 15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 포로 이탈리코에서 열린 2022 유럽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을 우승한 뒤 유유히 걷고 있다. 로마/AFP 연합뉴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신기록은 없을 것”이라던 수영계의 예단이 약 10년 만에 박살 나고 있다.

루마니아의 ‘수영 신성’ 다비드 포포비치(18)가 16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로마 포로 이탈리코에서 열린 2022 유럽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2초97로 우승했다. 세계주니어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포포비치가 지난 6월21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세웠던 1분43초21. 0.24초를 줄여 세계주니어기록 ‘셀프 경신’과 함께 마의 1분43초 벽도 깼다.

역사상 남자 자유형 200m에서 1분42초대 기록을 보유한 이는 독일의 파울 비더만(1분42초00)과 ‘황제’ 마이클 펠프스(1분42초96) 둘뿐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수립한 펠프스의 기록과 이듬해 세계수영선수권에서 1초 가까이 줄인 비더만의 세계기록은 모두 ‘전신수영복 시대’의 유산이다. 2000년대 후반 수영계를 강타한 전신수영복은 특수 재질로 물과 마찰을 줄이고 근육 피로도를 낮춰 비약적인 기록 단축 효과를 냈다.

포포비치가 2022 유럽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금메달을 들고 서 있다. 로마/AFP 연합뉴스
포포비치가 2022 유럽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금메달을 들고 서 있다. 로마/AFP 연합뉴스

잇따라 세계기록이 양산되자 역설적이게도 수영계는 위기감에 휩싸였다. 2008∼2009년 사이에만 수영 세계기록이 143개나 쏟아졌고, 전신수영복은 ‘슈퍼 슈트’, ‘기술 도핑’ 등으로 불리며 기록 종목의 주객을 바꿔버렸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비더만의 200m 세계기록은 1년 전 베이징대회에서는 예선 탈락하고도 2009년 신제품 수영복의 힘으로 펠프스까지 제치고 일궈낸 것이었다.

국제수영연맹(FINA)은 2010년 전신수영복을 퇴출했지만 당대의 기록은 그대로 두었다. 이후 10년 넘게 굳건했던 슈퍼 수트의 벽에 균열을 낸 이가 포포비치다. 13년 만에 200m ‘1분42초 클럽’에 입성한 그는 앞서 14일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46초86으로 세계기록을 갈아치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역시 전신수영복 절정기였던 2009년 브라질의 세자르 시엘루가 세운 46초91에서 0.05초를 당긴 13년 만의 신기록이다.

포포비치가 지난 13일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세계기록을 세우며 1위를 한 뒤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로마/EPA 연합뉴스
포포비치가 지난 13일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세계기록을 세우며 1위를 한 뒤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로마/EPA 연합뉴스

포포비치는 100m 기록 경신 뒤 “기록은 우선순위가 아니었지만, (기대 섞인) 분위기 덕을 봤다”고 했다. 200m 우승 뒤에는 “오랫동안 바랐던 1분43초 벽을 깨서 기쁘다. 200m 세계기록은 (100m 세계기록보다) 깨기 조금 더 어렵다. 하지만 나는 가능성을 보고, 코치진을 믿고, 또 열심히 하고 있으니, 어느 순간 세계기록을 깰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만 17살 수영 천재는 과거의 금지된 기술이 그어놓은 한계 너머로 나아가는 중이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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