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대가 21일 열린 프로당구 하나카드챔피언십 결승전 다비드 사파타와 경기에서 집중하고 있다. PBA 제공
“3400만원 상금은 빚 갚는 데 써야죠.”
프로당구 신예 스타로 뜬 이상대(41)는 21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2022~2023 피비에이(PBA) 하나카드챔피언십 결승에서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와 결승전에서 풀 세트 접전 끝에 3-4로 졌다. 하지만 준우승 상금 3400만원은 그동안 받은 최고액 규모였다.
비록 준우승이어서 아쉬움이 남았지만 이상대는 “코로나19 여파로 닫았던 양고기 전문점 빚을 갚는 데 써야겠다”며 활짝 웃었다.
그동안 당구계에서는 선수들이 당구 하나만 가지고 생계를 꾸려나가기가 어려웠다. 보통 투잡을 갖게 되는데, 피비에이 프로당구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가운데는 당구장 사장님들도 있다. 이상대는 양고기 전문점을 운영하다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아야 했다.
하지만 이후 당구에만 더 전념할 수 있었다. 그는 이날 결승전 뒤 “가게를 정리하고 정말 힘들었다. 경기력도 안 나왔다. 이번 대회에서는 컨디션이 정말 좋았고, 연습한 대로 스트로크가 잘 돼서 잘 풀렸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열린 시즌 투어 개막전인 블루원리조트에서는 8강에 들기도 했다. 집중적으로 당구 훈련을 하고, 몸을 만들면서 버티는 힘이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이상대는 이번 대회에서 주요 고비마다 2점 안팎의 애버리지를 기록하는 등 상대를 몰아붙였고, 결승전에서는 비록 패했지만 사파타를 위압하며 3시간 이상의 명승부를 펼쳤다.
프로당구 출범 이후 1억원의 우승상금을 챙길 기회가 많아진 것도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이전 아마추어 대회에서 그가 받은 최고 상금은 300만원이었다.
이상대는 “처음으로 결승전에 올라갔는데 결과는 아쉽지만 좋은 경험이 됐다. 다음에는 꼭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