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콘퍼런스 결승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매직존슨상’을 받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테픈 커리. AP 연합뉴스
왕조의 재림일까, 명가의 재건일까. 미국프로농구(NBA) 서부 챔피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동부 챔피언 보스턴 셀틱스가 파이널 시리즈에서 만났다.
그리운 결승 무대에 돌아온 두 명문팀은 모두 쟁쟁한 서사를 써왔다. 지난 2시즌 동안 포스트 시즌을 TV로 봐야했던 골든스테이트는 이번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니콜라 요키치의 덴버 너기츠(4-1), 2라운드에서 올해의 센세이션 자 모란트의 멤피스 그리즐리스(4-2), 콘퍼런스 결승에서 시즌 ‘베스트5’ 루카 돈치치의 댈러스 매버릭스(4-1)를 차례로 꺾었다.
무려 12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을 밟게 된 보스턴의 악전고투는 더 극적이다. 1라운드부터 케빈 듀란트와 카이리 어빙 원투펀치가 버티는 브룩클린 네츠를 스윕(4-0)으로 제친 뒤 ‘디펜딩 챔피언’ 밀워키 벅스와 정규시즌 동부 1위 마이애미 히트를 모두 7차전 혈투 끝에 제압했다. 밀워키의 야니스 아테토쿤보와 마이애미의 지미 버틀러 둘 다 보스턴의 패기 앞에 무릎 꿇었다.
보스턴은 07∼08시즌 이후 14시즌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이번에 우승반지를 차지하면 통산 18번째로 로스엔젤리스 레이커스(17회)를 제치고 최다 우승 단독 선두 자리를 굳힐 수 있다. 14∼15시즌 우승 이후 7시즌 동안 5번 결승에 올라 3개의 트로피를 챙긴 골든스테이트는 통산 7번째 챔피언을 노린다. 역대 3위에 함께 올라 있는 시카고 불스(6회)를 추월할 기회다.
동부 콘퍼런스 결승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래리버드상’을 받은 보스턴 셀틱스의 제이슨 테이텀(가운데). AP 연합뉴스
양 팀의 전진을 이끄는 에이스는 각각 초대 서부와 동부 콘퍼런스 결승 최우수선수로 뽑힌 스테픈 커리(매직존슨상)와 제이슨 테이텀(래리버드상)이다. 특히 3번의 우승을 거머쥐었음에도 ‘파이널 최우수선수’ 타이틀이 없다는 점이 아킬레스건인 커리에게 이번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절호의 기회다. 다만 올 시즌 ‘수비왕’ 마커스 스마트를 중심으로 숨 막히는 외곽 수비가 강점인 보스턴은 까다로운 상대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정규리그 ‘퍼스트팀’에 들어간 제이슨 테이텀은 물오른 경기력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정규시즌 26.9득점 8리바운드 4.4도움,
플레이오프 27득점 6.7리바운드 5.9도움. 보스턴 공격의 선봉이다. 테이텀을 막아야 하는 앤드루 위긴스, 드레이먼드 그린의 어깨가 무겁다.
두 팀의 감독들 역시 공통점이 많다. 이메 우도카 보스턴 감독과 스티브 커 골든스테이트 감독은 모두 선수시절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명장 그렉 포포비치 감독 아래서 뛰었고 각각 스퍼스와 미국 대표팀에서 코치로 포포비치를 보좌한 경력이 있다. 올해가 부임 첫해인 우도카 감독은 우승할 경우 감독 데뷔 시즌에 우승한
10번째 감독이 되는데 커 감독이 이미 2015년 달성한 기록이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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