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케이의 최준용이 4일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2차전 인삼공사와 경기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단 변속 뒤 극한 질주. 시작부터 멈추지 않는 스피드 농구. 관중석에서 터져 나오는 ‘와~’‘와~’ 탄성. 집중도가 다른 챔피언전. 승패와 상관없는 투혼의 경기. 봄날 팬들은 남자 농구의 향연에 매료됐다.
전희철 감독의 서울 에스케이가 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프로농구 챔피언결정(7전4선승제) 2차전 안양 케이지시(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속공과 조직적 수비로 97-76으로 이기며 2연승을 달렸다.
역대 챔피언전 1~2차전 승리 팀의 우승확률은 83.3%(12회 중 10회). 정규리그와 챔피언전 통합우승을 꿈꾸는 에스케이가 또다시 자신감을 충전했다. 반면 현란한 외곽포와 분업농구의 짜임새를 갖춘 인삼공사는 2패 위기. 하지만 7차전 시리즈이기에 속단은 금물이다.
이날 경기는 승패를 떠나 막강 공격력이 불꽃을 튀겼다. 만원 관중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두 팀 수비도 뛰어나, 공격할 때는 상식을 넘는 속도와 묘기가 필요했다.
에스케이의 가드 김선형(16점 9도움)은 상대 수비 숲을 유연한 드리블로 돌파했고, 중요 순간 가로채기와 완벽한 득점상황 세팅으로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최준용(24점)은 초반 인삼공사의 강공에 주춤한 팀을 3점슛 3개로 일으켜 세우는 등 해결사 구실을 했다.
2쿼터부터 앞서간 에스케이는 절대 안심할 수 없었다. 인삼공사의 슈터 전성현(16점 3점슛 4개)은 밀착수비에 슛할 공간을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상대를 몸에 달고 던지거나, 아예 7m 바깥에서 쏙쏙 꽂는 감각을 선보였다. 인삼공사는 변준형의 팀 지휘, 오마리 스펠만의 골밑 장악까지 이를 악물고 뛰었다.
하지만 쫓아가면 달아나는 에스케이는 역시 강했다. 자밀 워니와 안영준이 막판 폭발하자 지친 인삼공사는 추격할 힘을 잃었다.
경기 뒤 에스케이의 최준용은 “이겨서 좋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팬들과 구단주인 최태원 회장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다음 경기 준비를 잘 하겠다”고 밝혔다. 자만하지 않는 최준용의 모습처럼, 이날 경기는 승패를 떠나 ‘원팀’ 에스케이의 끈끈함이 돋보였다.
챔피언전 3차전은 6일 안양에서 열린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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