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에스케이와 안양 케이지시인삼공사 사령탑과 선수들이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2021∼2022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우승 트로피를 가운데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KBL 제공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팽팽한 맞대결이 온다. 한쪽은 대회 2연패를 노리고, 한쪽은 구단 역사상 첫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디펜딩 챔피언’ 안양 케이지시(KGC)인삼공사와 서울 에스케이(SK)가 맞붙는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이야기다.
인삼공사는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며 지난 시즌에 이어 봄 농구에서 ‘승승장구’다. 외국인 선수 제러드 설린저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던 전 시즌과 달리, 강력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케이지시의 진면모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 특히 플레이오프 4강 부산 케이티(kt)와 맞대결에선 전력상 열세라는 평가도 뒤집으며 ‘패승승승’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는 등 포스트시즌을 치를수록 더 강해지는 모양새다.
안양 인삼공사 선수들이 지난달 27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부산 케이티와 경기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KBL 제공
상대 전적에서도 케이지시는 5승1패로 에스케이를 압도한다. 올 시즌 정규리그 1위(40승14패)를 기록했던 에스케이의 유일한 천적이었던 셈이다. 올 시즌 에스케이를 상대로 평균 89.5득점을 냈는데, 이는 올 시즌 케이지가 기록한 평균 득점(83.4점)보다 6.1점 높다. 100점 이상을 낸 경기도 2차례(104득점·112득점)나 있었다.
구단 역사상 첫 통합우승에 도전하는 에스케이는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은 다르다”(최준용)며 설욕을 꿈꾼다. 전희철 에스케이 감독은 지난달 29일 미디어데이에서 “케이지시에 상대전적도 밀리고 디펜딩 챔피언이니, 도전자 입장에서 붙어볼 생각”이라면서도 “원래는 4-0으로 이겨서 정규리그 챔프전 합쳐 승률을 동률로 만들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면 원정에서 끝나게 된다. 한 번 기회를 주고 홈에서 챔프전 세리머니 하기 위해서 10일에 우승해보겠다”며 자신감을 비쳤다.
서울 에스케이 자밀 워니와 최준용이 지난 2월6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프로농구 부산 케이티와 경기에서 승리한 뒤 포옹하고 있다. KBL 제공
자신감의 근원은 에이스들의 맹활약이다. 에스케이는 올 시즌 평균 득점 1위를 기록하며 외국인 선수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자밀 워니(28)와 김선형(34·22위)이 시즌 막판 당했던 부상에서 복귀하며 ‘완전체’를 일궜다. 국내 선수 최우수선수 최준용(28·12위)과 안영준(27·17위)도 모두 득점 랭킹 20위권 내에 드는 등 골고루 단단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두 팀의 운명을 건 챔피언결정전은 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1차전을 시작으로 7전4선승제 일정에 들어간다. 1차전에선 배우 이선균이 시투를 하고, 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차전에선 야구선수 출신 윤석민이 시투에 나선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