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케이지시(KGC)의 변준형이 27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KBL) 4강 플레이오프 4차전 수원 케이티(kt)와 경기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 KBL 제공
“가지고 있다가 7초 남기고 (전)성현이를 줘. 성현이 네가 해.”
4쿼터 마지막 20.1초를 남긴 79-79 동점 상황. 김승기 안양 케이지시(KGC) 인삼공사 감독의 지시는 명확했다. 3차전에서도 클러치 3점슛을 꽂아넣었던 전성현에게 위닝샷을 쏘게 하는 작전이었다. 하지만 수원 케이티(kt)의 수비에 전성현으로 가는 패스길이 막혔고 샷클락은 빠르게 떨어져 갔다. 변준형은 약 2초를 더 지켜보다 포스트업 상황에서 오른쪽을 뚫었다. 레이업 결승샷. 남은 시간은 0.8초였다.
인삼공사가 27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KBL)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케이티를 81-79로 꺾고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했다. 1차전을 내준 뒤 곧장 3연승을 달린 인삼공사의 창단 후 첫 2연속 결승행이다. 지난 시즌에도 인삼공사의 6강 플레이오프 제물이 됐던 케이티는 설욕에 실패했다.
끝을 알 수 없는 접전이었다. 인삼공사에서는 유일한 외국인 선수 대릴 먼로가 4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19점을 올렸다. 여기에 4강 플레이오프 평균득점 전체 2위의 전성현이 3점 5개 포함 18점, 클러치 타임의 영웅 변준형이 16점, 오세근이 13점을 기록했다. 인삼공사는 2점슛 성공률(62-49)과 턴오버 득점(14-5)에서 케이티를 앞섰다.
안양 케이지시(KGC)의 대릴 먼로. KBL 제공
케이티는 1쿼터 초반 에이스 허훈이 문성곤과 충돌해 허벅지를 다치면서 변수가 생겼다. 응급처치 후 코트로 돌아온 허훈은 컨디션을 되찾지 못한 채 31분을 뛰면서 자유투 1득점에 그쳤다. 캐디 라렌이 25득점 13리바운드, 정성우가 18득점, 김동욱이 3점 5개로 15득점을 기록하며 분전했으나 결정적 순간 에이스의 빈자리는 온전히 메워지지 않았다.
결국 마지막 승부처에서 운명이 갈렸다. 전성현이라는 공격 옵션을 역이용하는 기지를 보여준 변준형의 돌파와 함께 케이티의 봄 농구는 막을 내리게 됐다. 앞서 6강에서 발목을 다쳤던 변준형은 이날 장염까지 앓았음에도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플레이오프의 영웅이 됐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정규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결승까지 오른 인삼공사의 최종 상대는 서울 에스케이(SK)다. 상대전적은 5승1패로 인삼공사 우위. 인삼공사는 이번 시즌 유일하게 맞대결에서 에스케이를 앞선 팀이다. 두 팀은 다음달 2일 저녁 7시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마지막 시리즈(7전4선승)를 펼친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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