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의 이정현이 2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에스케이 김선형을 앞에 두고 돌파하고 있다. KBL 제공
질풍노도의 공격력을 장착한 에스케이(SK)의 2연승. 하지만 패배한 오리온의 이정현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전희철 감독의 서울 에스케이가 2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승제) 2차전 홈 경기에서 특유의 속도전과 뒷심으로 막판 거세게 추격해온 고양 오리온을 91-83으로 이겼다.
정규리그 1위 에스케이는 2연승을 달리면서 챔피언전 진출에 1승을 남겨뒀다. 5전3승제로 치러진 역대 4강 PO에서 1, 2차전을 승리한 팀은 100% 챔피언전에 진출했다. 에스케이는 24일 고양체육관에서 3차전을 치른다.
에스케이는 이날 포인트가드 김선형(20점 6도움)의 화려한 속공 지휘와 득점기계 자밀 워니(33점 15리바운드)의 폭풍샷, 안영준(16점)과 최준용(14점)의 감각적 플레이로 초반부터 코트를 지배했다. 전반 종료 시점에 에스케이의 49-39 우위.
하지만 끈적끈적한 수비와 외곽 화력도 갖춘 오리온의 반격도 거셌다. 팀의 중심인 머피 할로웨이(20점 15리바운드)와 이승현(9점)이 골밑에서 중심을 잡아주었다면, 새내기 가드 이정현(28점)은 묘기백출로 한 때 판을 뒤집는 ‘작은 거인’의 힘을 보여주었다.
이정현은 이날 3쿼터 후반 골밑에서 공을 잡은 뒤 상대 선수를 하나씩 모두 제치는 환상적인 드리블 뒤 득점으로 원정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트렸다. 이정현은 4쿼터 초반 3점슛과 이어진 자유투 2점으로 70-68로 첫 역전의 발판을 놓았고, 4쿼터 중반 9점 차(79-70) 우세를 이끌기도 했다.
하지만 정규 1위로 통합우승을 꿈꾸는 에스케이의 저력도 무서웠다. 실책 연발로 기세를 빼앗겼던 에스케이는 워니를 앞세워 추격전을 폈고, 워니는 잇따른 골밑슛과 김선형과 최준용의 장거리 3점포가 잇따라 터지면서 종료 3분께 83-81로 다시 승부를 뒤집었다. 이후 상대 추격을 틀어막으며 승리를 지켰다.
최준용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후 이 정도 관중의 함성은 처음이어서 감동이었다. 제대로 농구하는 느낌이었다. 3차전도 잘 준비해 승리하겠다”며 팬들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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