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링컨이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케이비손해보험과 경기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이 2년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정규리그 1위 대한항공은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3판2선승제) 3차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25:22/22:25/24:26/25:19/23:21)로 케이비(KB)손해보험을 꺾었다. 창단 첫 연속 통합우승이다.
코로나19로 3판2선승제로 치러지는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어느 때보다 승부를 예측하기 힘들었다. 양 팀은 올 시즌 리그에서 3승3패로 팽팽하게 맞섰고, 앞선 1·2차전에서도 각자 안방에서 승리를 챙기며 호각을 이어갔다.
한끗 차이 승부였다. 이날 대한항공은 34득점을 기록하며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링컨 윌리엄스(29)를 필두로 정지석(27)이 31득점, 곽승석(34)이 10득점을 내는 등 골고루 좋은 활약을 펼치며 케이비손해보험을 몰아쳤다. 케이비손해보험은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노우모리 케이타(21)가 이날도 혼자서 57득점을 내며 강 대 강으로 맞섰다.
양 팀은 마지막 5세트까지 듀스를 반복하며 치열하게 맞붙었고, 케이타가 시도한 마지막 공격이 네트에 걸리며 대한항공의 승리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우승컵을 눈앞에서 놓친 케이타는 코트에 엎드려 오랜 시간 일어서지 못했다.
대한항공 선수들이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대한항공은 이로써 삼성화재(2011∼2012, 2012∼2013, 2013∼2014시즌)에 이어 V리그 남자부에서 역대 두번째 연속 통합우승에 성공했다. 2년 연속 리그와 챔피언결정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온 만큼, 다음 시즌에는 삼성화재가 작성했던 3연속 통합우승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
사실 올 시즌 대한항공은 출발이 좋지 않았다. 시즌 초반 부진을 거듭하며 리그 순위가 6위에 쳐져, 지난 시즌 우승을 다퉜던 우리카드(당시 7위)와 꼴찌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전 시즌 리그와 챔피언결정전에서 최우수선수를 차지했던 정지석이 복귀하고, 틸리카이넨 감독의 전술이 녹아들며 본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최근 리그 10경기에선 9승1패를 달리는 등 적수를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대한항공이 보여준 실험적인 감독 선임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남자 프로배구 최초로 외국인 사령탑 로베르토 산틸리(57) 감독을 선임해 통합우승을 일궜고, 이번 시즌에는 팀 내 고참 선수보다도 나이가 어린 87년생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등 파격적인 사령탑 선임을 보여줬다.
케이비손해보험 케이타가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한편 첫 챔피언결정전에서 구단 최초 우승을 노렸던 케이비손해보험은 아쉬움을 삼키게 됐다. 케이비손해보험은 올 시즌 단일시즌 최다 득점(1284점) 기록을 새로 쓰고 정규리그 6라운드 가운데 4라운드 최우수선수에 꼽히는 등 맹활약했던 케이타를 앞세워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인천/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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