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에스케이(SK) 최준용(오른쪽)이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1~2022 케이지시(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국내 선수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뒤 외국선수 최우수선수 수상자인 팀 동료 자밀 워니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최준용, 자밀 워니, 전희철이 올 시즌 들어가기 전 서울 에스케이(SK)의 물음표였다. 세 명만 잘하면 6강은 간다는 평이었다.”(전희철 서울 에스케이 감독)
물음표(?)가 모두 느낌표(!)로 바뀌었다. 프로농구 정규 1위 에스케이가 국내·외 최우수선수상(MVP)과 감독상을 모두 휩쓸며 봄농구를 앞두고 최강자의 위엄을 우뚝 세웠다.
프로농구(KBL)는 6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디넨탈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시상식을 열고 정규리그 성과를 결산했다. 시상식은 에스케이의 독무대였다. 에스케이는 최준용(28)이 국내선수 최우수선수상(104표), 자밀 워니(28)가 외국선수 최우수선수상(102표), 전희철 감독(49)이 감독상(107표)을 받으며 주요 상을 싹쓸이했다. 세 부문 모두 전체 109표 가운데 90%를 훌쩍 넘는 득표를 가져갔다. 한 구단이 국내·외 최우수선수상과 감독상을 독차지한 건 25년 프로농구 역사상 8번째다.
올 시즌 에스케이는 파죽지세였다. 구단 역대 최다인 15연승 기록을 세웠고 1월9일 정상에 선 이후부터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그대로 1위를 확정지었다. 리그 40승14패. 올 시즌 처음 부임해 감독대행 기간 없이 첫 정규리그 우승을 이룬 전희철 감독은 “저는 운이 좋은 ‘운장’이다”라고 스스로를 낮췄다.
에스케이의 질주를 이끈 코트 위 해결사는 94년생 동갑내기 최준용과 워니였다. 최준용은 데뷔 후 처음으로 전경기에 출전, 평균 28분12초를 뛰며 평균 16득점 5.8리바운드 3.5도움 1.1블록을 기록했다. 선수공헌도 지표에서도 1381.2점으로 전체 7위, 국내 1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 십자인대 부상을 이겨내고 돌아온 최준용은 리그 최고의 올라운더 선수가 됐다. 최우수선수 후보 중에서도 팀 동료 김선형이 부상 이탈한 이후 적수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전희철 서울 에스케이(SK) 감독이 감동상을 받은 뒤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워니는 2019∼2020시즌에 이어 두 번째 외국인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워니의 이번 시즌 기록은 22.1득점 12.5리바운드 3.1도움. 선수 공헌도는 1759.1점으로 전체 3위다. 지난 시즌 코로나19로 어머니를 잃는 등 개인사가 겹쳐 부진했던 워니는 전희철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재계약을 한 뒤 펄펄 날았다.
전희철 감독은 시상식 후 기자회견에서 “최준용은 이번 시즌 모든 면에서 정신적, 기술적, 체력적으로 더 성숙했다. 워니는 외국인 선수가 그렇게 야간 운동을 많이 하는 것을 처음 봤다. 둘 모두 노력의 보상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우수선수용 의상이라며 파란색 원색 코트를 입고 온 최준용은 “(최우수선수상의 의미는) 증명이다. 감독님 말처럼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냈는데, 아직 마침표를 찍지는 못한 거 같다”며 봄농구 통합우승과 통합 최우수선수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이날 신인상은 이우석(울산 현대모비스), 인기상은 허웅(원주DB), 최우수수비상은 문성곤(안양KGC), 식스맨상은 전현우(대구 한국가스공사), 기량발전상은 정성우(수원KT)에게 돌아갔다. 베스트5에는 최준용, 워니, 허웅, 이대성(고양 오리온), 전성현(안양 KGC)이 뽑혔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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