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영이 31일 서울 강남구 JS당구클럽에서 열린 SK렌터카 당구 프로암 대회에서 개그맨 김용만에게 레슨하고 있다.
“짧게 치면서 힘을 좀…”(조재호)
“5곱하기 5로 치면 되요”(김가영)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JS당구클럽에서 열린 2022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 당구 프로암 대회. 조재호(NH농협카드)와 김가영(신한금융투자), 강동궁(SK렌터카)과 서현민(웰컴저축은행) 등 국내 최강의 프로당구 스타 14명과 추첨으로 뽑힌 SK렌터카 고객 42명이 참가한 대회는 초반부터 분위기가 뜨거웠다.
대회 조직위의 개회 선언과 시작된 1시간여의 레슨 시간은 그야말로 스타와 팬들의 격의 없는 만남의 장. 프로선수 1명과 3명의 팬으로 구성된 각 조에서는 프로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궁금한 것은 물어보는 팬들의 열정이 뜨거웠다. 이날 프로암에는 에스케이렌터카 소속의 강동궁, 에디 레펜스, 고상운, 박한기, 임정숙, 히다 오리에, 홍종명과 다른 구단의 엄상필(블루원리조트) 최혜미(휴온스) 이미래(TS샴푸) 강지은(크라운해태) 김가영 조재호 서현민 등이 참가했다.
조재호가 31일 열린 SK렌터카 당구 프로암 대회에서 팬들과 대화하고 있다.
이날 강지은(크라운해태)과 한 조로 묶인 유병선씨는 “방송으로만 보던 스타 선수한테 직접 배운다는 게 너무 좋다. 실제 경기까지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강지은도 “색다른 경험이다. 팬들과 만나 너무 반갑고 기쁘다”고 환하게 웃었다.
올해로 두번째 이뤄지는 이번 행사는 에스케이렌터카가 골프의 프로암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시작한 ‘당구 대중화’ 사업의 하나다. 선수들은 팬들과 만나 접촉점을 넓힐 수 있고, 팬들은 프로암 행사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
이날 쭉 행사장을 지킨 황일문 에스케이렌터카 대표는 “다른 프로암과 달리 당구장에서는 프로선수와 팬 사이에 끊임없는 대화가 오간다. 이런 시간을 통해 당구가 생활 속의 스포츠로 뿌리내릴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강동궁이 31일 SK렌터카 당구 프로암 대회에서 팬에게 레슨하고 있다.
프로 선수들의 태도도 매우 적극적이었다. 국내 최강으로 꼽히는 조재호는 팬들의 질문에 친절하게 답했고, 강동궁은 공의 포지션을 바꾸면서 힘의 강약을 설명했다. 최근 월드챔피언십 결승 진출에 실패했던 서현민도 특유의 밝은 미소를 지으며 팬들한테는 추억이 될 만한 레슨을 펼쳤다.
“짧게 만들기 위해서는 타격이 필요하다” “4구를 치면 원쿠션이라는 느낌으로 쳐라” “우리도 이렇게 치면 키스가 난다” “시스템으로 쳐야 한다” 등등의 소리가 곳곳에서 울렸다.
31일 서울 강남구 JS당구클럽에서 열린 SK렌터카 당구 프로암 대회에서 14명의 프로선수들이 팬과 인사하고 있다.
오후 3시께부터 14개 조의 조별경기가 시작되자 대회장은 조금 조용해졌다. 하지만 공을 치면서 서로 격려하고, 때로는 박수도 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후 각 조에서 최고 성적을 낸 선수가 프로와 함께 2인 1조가 돼 16강전(2개 팀은 부전승)을 펼쳤고, 이후 토너먼트를 통해 우승팀을 가렸다.
김영헌 프로당구협회(PBA) 부총재는 “당구가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팬들과 지속적으로 만나야 한다. 에스케이렌터카의 프로암은 당구 대중화의 모델이다. 앞으로 이런 행사의 확산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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