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용 흥국생명 새 감독
‘92연승’ 전설 재현 관심
시즌중 감독 교체 논란도
‘92연승’ 전설 재현 관심
시즌중 감독 교체 논란도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지는 않겠습니다.”
‘코트의 승부사’는 변하지 않았다. 20일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새 사령탑에 앉은 김철용(52) 감독은 자신의 이름값에 걸맞은 팀을 꾸려 나가겠노라고 다짐했다.
김 감독은 실업 시절 호남정유(현 GS칼텍스)의 92연승과 슈퍼리그 9연패의 대기록을 남긴 바 있다. 또 최근 3차례 올림픽에서 여자배구 대표팀을 이끌기도 했다.
그 동안 광주 송원여고 감독을 맡아온 김 감독은 정규시즌 1위와 통합챔피언이라는 팀의 목표에 대해 “그것 때문에 (팀이) 나를 부른 것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수들을 경기장에서 가깝게 보지는 못했어도 중계를 통해 다 봐 왔다”며 자신의 첫 프로무대 적응을 낙관했다.
그에겐 또 다른 별명이 있다. 바로 ‘독사’다. 냉혹하다 싶을 정도의 강훈련을 시킨다 해서 선수들이 붙인 것이다. 팬들은 ‘미녀군단’이 ‘독사’의 훈련을 견뎌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김 감독은 팀이 이빠진 호랑이가 되지 않기 위해 “훈련과정도 그 만큼 중요하다”며 변함없는 의지를 과시했다.
감독으로서 그의 빼어난 능력과는 별개로, 구단의 느닷없는 감독 교체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규시즌 진행 중에 1위팀의 사령탑을 특별한 이유없이 바꾼 것은 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국내 프로종목에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한국배구연맹 인터넷 게시판에는 이와 관련해 팬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흥국생명의 이승규 사무국장은 “애초 이번 시즌 전에 김 감독을 선임하려다 2학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온 것”이라며 “어차피 이번 시즌은 김 김독이 총 감독의 구실을 하고, 황현주 수석코치가 팀을 이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배구계 일각에서는 황 전 감독과 선수들의 불협화음이 교체의 배경이 됐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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