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크 조코비치가 지난해 11월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데이비스컵 G조 세르비아와 오스트리아의 경기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거부 행보를 보여온 테니스 스타 노바크 조코비치(35·세르비아)가 미국 입국을 불허 당해 대회를 포기했다. 올해 초 백신 미접종 문제로 호주오픈 출전이 무산된 뒤 두번째다.
조코비치는 10일(한국시각)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달 예정된 BNP 파리바오픈과 마이애미오픈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통해 규정이 바뀌지 않았다는 걸 확인했고 나는 미국에서 경기할 수 없다”고 썼다. BNP 파리바오픈(10일 개막)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 웰스에서, 마이애미오픈은 23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개막한다.
미국은 자국민이 아닌 사람이 비자를 받아 미국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완료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백신 미접종자인 조코비치는 미국에 들어갈 수 없다. 그는 지난 1월에도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채로 호주오픈 출전을 감행했다가 쫓겨난 적이 있다. 조코비치는 당시 호주 멜버른에 입국했다가 즉시 비자를 취소당했고 호주 연방 정부와 소송에서 패소해 귀국해야만 했다.
이후 조코비치는 영국
<비비시>(BBC)와 한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강요당하느니 차라리 미래의 테니스 트로피를 포기할 것”이라고 말하며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대회에 대한 보이콧 의사를 드러냈다. 자신의 커리어를 훼손하는 한이 있더라도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미국 투어에 대해서도 “시드에 올라 있긴 하지만 갈 수 없을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조코비치가 포기한 BNP 파리바오픈과 마이애미오픈은 그랜드슬램 대회와 ATP 파이널스 다음 등급의 위상을 가진 세계적인 대회들이다. 앞서 조코비치가 빠진 호주오픈에서는 그의 맞수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우승을 차지하며 남자 그랜드슬램 최다 우승자(21회)가 됐다. 그 사이 조코비치는 랭킹이 한 계단 떨어졌다.
한편, 권순우(세계랭킹 64위·당진시청)는 BNP 파리아오픈 1회전에서 라슬로 제레(52위·세르비아)를 상대한다. 권순우는 지난해 제레와 한 차례 맞대결해 2-1로 승리했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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