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 아이비케이 기업은행 감독. 한국배구연맹 제공
아이비케이(IBK) 기업은행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무단이탈 논란 등으로 내홍을 겪은 뒤 호랑이 감독으로 꼽히는 김호철(67) 감독에게 팀 수습을 맡겼지만, 여전히 8연패 늪에 빠져있다. 김 감독 부임 이후 경기만 따져도 6연패다. 분위기 반전을 위한 첫 승 신고가 간절하지만, 주전 세터 조송화(29)가 빠진 데다 새롭게 합류한 달리 산타나(27)도 몸 상태가 나빠 제 역할을 못 하는 등 전력 누수가 심하다.
다만 기업은행을 상대한 감독들은 입을 모아 “기업은행이 변했다”고 말한다. V리그 여자부 선두를 달리는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선수들의 마음가짐이나 코트 안에서의 자세가 달라진 것 같다. 그게 가장 무섭다”라며 “2라운드까지 분석한 것과 다른 부분이 많아졌다. 플레이가 빨라졌고, 토스도 달라졌다. 리시브 라인도 더 좋아졌다. 선수들 공격에도 힘이 실려 있다. 수비 적극성 역시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김호철 감독은 평소 이미지인 ‘호통’ 대신 소통을 강조하며 선수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크리스마스 때는 “선수들 마음을 얻으려면 무엇이든 하겠다”라며 마니토(비밀친구)까지 뽑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남자부 감독을 맡았던 시절 강력한 카리스마로 호랑이 감독으로 불렸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행보다. 이런 노력 덕분에 팀 성적과 무관하게 선수단 분위기 자체는 점차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은행은 앞으로 치를 2경기가 중요한 고빗길이 될 전망이다. 기업은행은 15일 흥국생명(5위), 18일 페퍼저축은행(7위)과 대결한다. 리그 6위에 올라있는 기업은행 입장에선 승리를 노려볼 만한 팀들이다. 올 시즌 기업은행이 얻은 3승도 모두 흥국생명(1승)과 페퍼저축은행(2승)에 따낸 승리다. 특히 신생팀인 페퍼저축은행은 기업은행보다 객관적 전력이 약한 만큼, 반전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선 꼭 이겨야 할 상대다. 김 감독 부임 이후 기업은행은 아직 페퍼저축은행과 맞붙은 적이 없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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