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이 9일 오후 의정부 실내빙상장에서 열린 제76회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겸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국가대표 2차 선발전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의정부/연합뉴스
작년 3월 세계선수권이 끝난 직후 차준환(21·고려대)은 이런 말을 했었다. “평창겨울올림픽 참가 경험이 정말 소중했던 터라 더 많은 한국 스케이터가 올림픽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출전권을 따기 위해 더 노력했다.” 차준환은 당시 세계 10위에 올랐고 한국에는 출전 티켓 두 장이 배분됐다. 한국 남자 스케이터 두 명이 동시에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은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이 처음이다.
그리고, 9일 경기도 의정부실내빙상장에서 열린 제76회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겸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국가대표 2차 선발전. 차준환은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공중 4회전) 점프 2개(토루프, 살코)를 모두 성공시키면서 185.00점을 받아 전날 쇼트프로그램(98.31점)과 합해 총점 283.31점으로 우승하며 자신이 따온 베이징행 티켓 중 하나를 거머쥐었다. 나머지 한장은 이시형(22·고려대·총점 240.84점)이 차지했다.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 연기에서 초반 쿼드러플 점프(토루프, 살코)를 연이어 성공시켰다. 쇼트프로그램까지 합하면 이번 대회에서 시도한 쿼드러플 점프 3개 모두를 ‘클린’했다. 이번 시즌 최초다. 4분 연기 후반으로 가면서 체력이 떨어져 가장 자신 있는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실수가 연속해서 나왔으나 압도적 차이로 1위에 올랐다. 차준환은 경기 뒤 “1차 때 내 점수가 50점이었다면 2차 때는 80점”이라면서 연기 결과에 만족해했다.
2018년 평창 대회 때 올림픽에 처음 참가해 한국 남자 싱글 역사상 가장 높은 순위(15위)를 기록했던 차준환은 베이징에서 그 이상의 성적을 노리고 있다. 표현력이 좋기 때문에 쿼드러플 점프 성공률만 높인다면 지난 세계선수권 때처럼 톱10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준환은 “구체적인 순위 등 목표는 따로 정하지 않았지만 베이징올림픽에선 실수 없이 깨끗한 연기를 펼치고 싶다”고 밝혔다.
차준환은 18일부터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대회에 이시형과 함께 출전하게 된다. 베이징겨울올림픽 개막에 앞서 마지막 점검 대회가 된다. 차준환은 “4대륙 선수권대회는 올림픽을 향하는 과정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이시형이 9일 오후 의정부 실내빙상장에서 열린 제76회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겸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국가대표 2차 선발전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의정부/연합뉴스
한편, 이시형은 “올림픽 경기는 출전이 어려운데 차준환이 1장을 더 획득해서 다행히 나에게도 올림픽을 바라볼 기회가 왔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생애 첫 올림픽이니까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프리 때보다 쇼트 때 쿼드러플 점프 성공률이 낮은데 쇼트 때도 성공할 수 있도록 더 연습하겠다”고 덧붙였다.
의정부/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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