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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초절전 구단’에 볕들날은 언제나…

등록 2006-02-15 18:08수정 2006-02-15 18:14

한국전력 ‘리베로’ 강석중이 14일 안양에 있는 배구단 체육관에서 리시브 훈련을 하고 있다. 한전은 선수가 모자라 자체 시합을 못하기 때문에 대학팀들과 평가전을 자주 벌인다. 안양/이정용 기자 <A href="mailto:lee312@hani.co.kr">lee312@hani.co.kr</A>
한국전력 ‘리베로’ 강석중이 14일 안양에 있는 배구단 체육관에서 리시브 훈련을 하고 있다. 한전은 선수가 모자라 자체 시합을 못하기 때문에 대학팀들과 평가전을 자주 벌인다. 안양/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프로배구 초청 실업팀
‘외인부대’ 한국전력
‘팡∼팡∼’

배구공의 콧잔등을 후려치는 선수들 손매가 매섭다. 그물 너머 이를 받아내려고 선수들이 몸을 날린다. 14일 오전 경기도 안양에 있는 한국전력 체육관.

하지만 코트에 선 선수는 다해서 10명. 이 인원으론 ‘5인제 배구’라면 모를까, 자체 연습경기도 불가능하다. 12명 선수 중 주전센터 한대섭과 ‘에이스’ 정평호가 다친 탓이다. 17∼18명을 보유한 프로팀들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그렇잖아도 드래프트에서 외면받거나 다른 팀에서 방출된 선수들로 구성돼 ‘외인구단’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이 팀에서 주전 1명의 부상은 팀에 치명적 결과를 가져온다.

이는 성적으로 연결됐다. 15일 현재 3승22패로 프로배구 2005∼2006 V리그 꼴찌다. 승률 12%로 지난해의 30%(6승14패)와도 확연히 비교된다. 3라운드까지는 엘아이지(LIG·옛 엘지화재)를 2번, 대한항공을 1번 잡으며 ‘고춧가루 부대’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그 뒤 12연패 늪에 빠지면서 ‘동네 샌드백’ 신세가 돼버렸다. 10명으로 리그를 치르기에 7라운드 35경기는 너무 많다. 공정배 감독은 “열심히 따르고 있는 선수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플레이오프를 꿈꾸는 다른 팀은 모두 앞으로 남은 한전과의 경기는 당연히 이기는 걸로 생각한다. 팬들도 마찬가지다. 한전 경기에는 아주 적은 관중이 들 수밖에 없다. 프로배구의 흥미도 덩달아 떨어진다.

12명 중 2명 부상 ‘동네북’ 자체 연습경기도 불가능…
“두명만 더있어도 해볼텐데…”

훈련 뒤 인근 아파트 단지에 있는 숙소에서 만난 선수들은 충원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왼쪽 발목에 얼음을 대고 찜질하던 정평호는 “무슨 도민체육대회 참가하는 것도 아니고 전체 12명으로 리그를 뛰느냐”며 “두세명 정도만 확충해도 재미있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입맛을 다셨다. 세터 김상기도 “확충만 되면, 이렇게까지는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시즌 25경기를 모두 뛰었다. 쉬려야 쉴 수가 없다. 공 감독은 “상무만 해도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교체 투입할 선수가 있는데, 우린 여의치 않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단장을 맡고 있는 권오형 전무는 “어차피 우리가 프로에 이기기는 힘든데다 회사 내부사정도 있어 증원이 여의치 않다”며 “다음 시즌에 한명 정도 충원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업 최초로 1945년 11월 해방둥이로 태어난 한전 배구단은 61년 동안 한국배구의 역사를 함께 해온 전통의 구단이다. 그러나 프로시대를 맞아 한국실업배구의 ‘맏형’은 한없이 추락하고 있다. 회사 쪽은 선수 충원문제에서 ‘초절전 모드’를 유지하고, 한국배구연맹은 한전을 초청팀이라는 어중간한 형태로 리그에서 계속 뛰게 하고 있다.

한전 배구단은 지금 울고싶지만 뺨을 때려주는 사람도 없는, 그런 처지에 놓여 있다.

안양/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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