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트 6-5로 현대캐피탈이 앞선 상황. 전광인(30·현대캐피탈)이 왼쪽에서 벼락같이 튀어 올라 직선타를 날렸다. 군 제대 뒤 처음으로 득점을 올리는 순간이었다. 벤치에 앉아 있던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손가락 하나를 펴서 에이스의 복귀 첫 득점을 축하했다. 기세가 오른 전광인은 9-5 상황에서 연속해서 조재성(26·오케이금융그룹)의 후위공격을 가로막았다. 14-7에서는 강서브로 서브 득점까지 기록했다. 1세트 때는 리시브와 디그에 열중하면서 예열을 하더니 2세트에 비로소 ‘국가대표 레프트 전광인’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현대캐피탈은 2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V리그 3라운드 안방경기에서 21개월 만에 팀에 복귀한 전광인의 활약 등에 힘입어 레오가 부상으로 빠진 오케이금융그룹을 3-0(25:21/25:10/25:23)으로 제압했다. 5연패 뒤 연승을 달린 현대캐피탈(8승10패·승점 25)은 4위 오케이금융그룹(10승8패·승점 25)과 승점이 같은 5위로 올라섰다.
2019~2020시즌 종료 뒤 입대해 상근예비역으로 병역 의무를 마친 전광인은 이달 초 미복귀 휴가를 나왔고, 22일 전역해 선수 등록을 마쳤다. 이날 경기가 첫 출전이었는데 공격력과 함께 탄탄한 수비력으로 팀 승리에 밑돌을 놨다. 50% 공격성공률로 7득점. 리시브 효율은 57.89%였다. 전광인이 리시브 부담을 덜어주면서 허수봉(23)은 양 팀 최다인 17득점(공격성공률 63.64%)을 올렸다. 허수봉은 경기 뒤 “(전)광인이 형이 리시브 범위를 넓게 해주면서 공격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1월 중순 교체가 예정된 히메네즈(31)는 14득점을 보탰다.
오케이금융그룹은 레오(31)가 직전 경기(23일 케이비손해보험전)에서 왼쪽 발목 좌측 인대 손상 부상을 당하며 빠진 게 컸다. 공격 높이가 낮아지면서 번번이 현대캐피탈 수비에 막혔다. 이날 현대캐피탈이 기록한 가로막기는 13개에 이르렀다. 현대캐피탈 높이에 오케이금융그룹의 공격성공률은 38.46%로 뚝 떨어졌다. 득점 뒤 서브 실수도 거듭 나오면서 쫓아가던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차지환(25)이 분투(10득점)했지만 레오의 빈자리를 메울 수는 없었다. 부상 전까지 전체 공격성공률 1위(56.1%)를 달리고 있던 레오는 4주간 재활 뒤 코트에 복귀할 전망이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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