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가 19일(한국시각) 국제스키연맹 월드컵 스노보드 알파인 남자 평행 대회전에서 은메달을 딴 뒤 기뻐하고 있다. 회전과 대회전 종합 1위를 뜻하는 주황색 옷을 입고 있다. 대한스키협회 제공
“4강전에서 아찔했지만 다행이다. 내년엔 더 노력하겠다.”
한국 스노보드 알파인의 간판 이상호(26·하이원)가 평행 대회전 월드컵 은메달 추가로 펄펄 날았다. 시즌 4개 대회에서 금 1개, 은 2개를 따면서 월드컵 평행 부문 종합 1위에도 올랐다.
이상호(26·하이원)는 19일(한국시각)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열린 2021~2022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알파인 남자 평행 대회전 결승에서 다리오 카비젤(스위스)에게 0.06초차로 져 은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랭킹 포인트 확보로 평행 부문 시즌 종합 1위에 올랐다. 앞서 이상호는 시즌 월드컵 개막전에서 금메달을 땄고, 평행 회전에서도 은메달을 땄다. 이번이 시즌 세 번째 메달이다.
이상호는 66명이 출전한 이번 대회 예선을 3위로 통과했다. 4강전에서는 출발하자마자 미끄러지는 등 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4강 상대인 팀 마스트낙(슬로베니아)이 세번째 기문을 통과하면서 실수를 했고, 이상호가 재빠르게 회복해 역전에 성공했다. 예선 2위로 올라왔던 마스트낙은 결국 완주를 포기했다. 결승전에서는 카비젤과 접전을 벌였으나 불과 0.06초 차로 2위가 됐다.
이상호는 대한스키협회를 통해, “4강전에서 가장 아찔했다. 결승에서는 이긴 줄 알았다. 너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상호가 월드컵 평행 대회전 종합 1위를 뜻하는 노란색 유니폼을 들어 보이고 있다. 대한스키협회 제공
이상호는 시즌 출전한 네 차례 월드컵에서 세 번이나 결승에 올랐다. 이상호는 랭킹 포인트 300점으로 2위 슈테판 바우마이스터(독일·210점)를 크게 앞서고 있다. 이상호의 월드컵 통산 메달은 금 1개와 은 4개, 동 1개 등 총 6개로 늘었다.
이상호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스노보드 알파인 평행 대회전에서 은메달을 딴 스키 사상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다. 이상호는 지난주 러시아 월드컵 금메달로 한국의 첫 국제스키연맹 월드컵 우승자가 됐다.
올림픽 종목인 평행 대회전과 월드컵에서만 치러지는 회전 종목을 합쳐 종합 1위에 오르면서 주황색 유니폼도 입었다. 이상호는 월드컵 대회전 부문 종합 1위에 주어지는 노란색 유니폼도 챙겼다.
무엇보다 내년 2월 열리는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상승세를 보여,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상호는 “올해의 월드컵은 이제 끝났다. 빡빡했던 스케줄이었던 만큼 휴식을 취해서 내년의 월드컵을 다시 잘 준비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도와주신 코치진과 협회, 후원사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강원도 사북 출신인 이상호는 초등학교 시절 고랭지 배추밭을 개량한 썰매장에서 처음 스노보드를 탔다는 이유로 ‘배추 보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이상호는 유럽에 머물며 1월 8일 스위스 스쿠올에서 열리는 평행 대회전에 출전할 예정이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