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천재’ 김예은(22·웰컴저축은행)과 관록의 윤경남(44). 둘이 크라운해태배 정상을 놓고 격돌한다.
김예은은 12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방송센터에서 열린 ‘크라운해태 PBA-LPBA 챔피언십’ 4강전에서 스롱 피아비를 3-2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윤경남 역시 4강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이지은을 3-2로 제압했다.
둘은 결승전(13일 저녁 9시30분)에 오르기까지 험난한 길을 통과했다. 김예은은 16강에서 김보미를 꺾었고, 8강에서 이유미에 이어 4강에서는 김가영을 누르고 올라온 스롱을 제쳤다. 윤경남은 16강에서 백민주를 완파한 뒤, 8강에서 직전 대회 우승자 강지은의 벽을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몰아쳤다.
둘은 나이 차가 많은 만큼 특성도 다르다. 김예은이 일찍이 당구 신동으로 이름을 알렸고, 지난 시즌 에스케이렌터카배 우승으로 정상에 오르는 등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소속팀의 프레데릭 쿠드롱이나 서현민의 코칭으로 당구 실력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평가도 듣는다. 올 시즌 7승3패에 에버리지 0.855.
윤경남은 프로당구 출범 이후 줄곧 모습을 드러냈으나 4강전 이상의 성적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시즌 개막전인 에스케이렌터카배에서는 8강에서 김예은과 만나 졌다. 당시 그는 세트스코어 1대1 뒤, 2점을 남겨둔 상황에서 7:9로 역전패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안정된 스트로크와 행운까지 터지면서 돌풍을 몰고 왔다. 올 시즌 8승3패에 에버리지 0.734.
통산 2승에 도전하는 김예은은 “지난해 우승 이후 결승에 너무 오고 싶었다. 남들 결승전 때 많이 울었는데, 이번에 우승해서 많이 울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또 “웰컴저축은행의 팀원들이 만나서 연습할 때 쿠드롱 선수가 길을 잘 알려준다. 평소 두께를 얇게 쓰는데 그런 위주로 습관들을 버렸다”고 강조했다.
프로 첫승을 노리는 윤경남은 “데뷔 이후 결승 진출은 상상만 해오던 일이다. 경기 때마다 행운의 샷이 터져서 하늘이 좀 돕는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대회에서 이전에 졌던 이미래(32강 서바이벌), 백민주 등을 꺾고 올라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김예은은 젊고 실력 있는 선수이다. 하지만 경기 운영에서는 내가 조금 앞선다고 생각한다. 정신 바짝 차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남자부의 쿠드롱(웰컴저축은행)은 절친 에디 레펜스(SK렌터카)를 16강전에서 3대1로 제압했고, ‘스페인 4인방’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 카를로스 앙기타도 8강에 합류했다. 강동궁(SK렌터카) 조재호(NH농협카드) 김영섭도 8강에 진출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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