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량과 매너는 물론, 친근한 이미지까지. 프로농구 ‘형제 스타’가 벌이는 코트 안팎의 경쟁이 뜨겁다. 케이비엘(KBL)의 간판 허웅(28·디비)과 동생 허훈(26·케이티) 이야기다.
둘은 워낙 실력이 출중하지만 아버지 허재 전 감독의 방송 활동에 자주 얼굴을 드러내면서 대중적 인지도도 매우 높다. 이런 점들은 케이비엘이 진행 중인 올스타 투표에서 형제가 나란히 1~2위를 달리는 데서도 드러난다.
특히 허웅은 올스타 중간집계에서 8일 현재 11만를 넘어서, 이상민 현 서울 삼성 감독의 역대 올스타 최다득표(12만354표·2003년)를 갈아치울 기세다. 케이비엘은 “지난달 20일 투표 시작 이래 무섭게 올라서고 있다. 16일 투표가 마감되면 올스타전 득표 기록이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허웅은 이날 현재 시즌 국내선수 득점 1위(17.4점), 3점슛 개수 1위(2.6개)를 달리고 있다. 성실한 몸 관리와 오랜 경험에 바탕한 농익은 플레이로 완숙미가 높아지고 있다. 팬들이 생일을 축하하는 지하철 광고를 게재하는 등 인기가 높고, 미디어와의 관계도 아주 좋다. 이달초에는 자신의 스페셜 유니폼 판매 수익금 3892만원을 어린이를 위한 마스크 지원금으로 기부했다. 만약 허웅이 올스타 1위를 차지한다면 2015~2016, 2016~2017 시즌에 이어 세번째 정상에 오른다.
2019~2020, 2020~2021 시즌 올스타 투표 1위에 올랐던 동생 허훈은 형을 추격하고 있다. 시즌 전 부상으로 개막 이후 공백이 있었지만, 11월 복귀 뒤 팀의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날까지 6경기에 출장해 평균 15.2점과 4.3개의 도움주기로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 허훈은 이날까지 9만표를 넘게 받으면서 2위를 달리고 있다.
올스타에는 포지션 구분 없이 최다 투표를 받은 선수 24명이 뽑히는데, 팬투표 1, 2위가 올스타전 주장이 되어 팀을 구성하는 만큼 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형이 듬직한 반면 동생은 마음껏 끼를 발휘하면서 서로 경쟁하는 것도 프로농구 흥행의 시너지 효과가 되고 있다. 11일 오후 5시 원주에서 열리는 디비-케이티 경기에서는 둘의 ‘맞대결’도 예고돼 있다.
신기성 해설위원은 “두 형제가 뛰어난 기량을 바탕으로 코트 밖에서도 인기몰이를 하는 것은 케이비엘한테는 큰 자산이다. 뉴미디어 시대를 맞아 종목 단체들이 유튜브 드라마 제작이나 짤방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데, 프로농구도 선수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마케팅에서도 아이디어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