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가 10일 경북 김천시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102회 전국체육대회 수영 고등부 남자 자유형 50m 예선에서 스타트를 끊고 있다. 김천/연합뉴스
그야말로 간발의 차였다.
황선우(18·서울체고)가 10일 오후 경북 김천시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102회 전국체육대회 수영 고등부 남자 자유형 50m 결선에서 22초23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확보했다. 1위를 차지했지만, 경기장 곳곳에선 아쉬움의 탄식이 터져 나왔다. 황선우의 기록이 한국 신기록에 딱 0.07초 모자랐기 때문이다. 자유형 50m 최고 기록은 지난해 양재훈(23·강원도청)이 세운 22초16이다.
황선우는 이날 오전 열린 예선에서 쾌조의 출발을 보이며 일찌감치 신기록 달성 기대감을 키웠다. 그래서 아쉬움이 더 컸다. 자유형 50m 예선에 나선 황선우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22초27을 기록하며 1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2016년 전국체전에서 나온 고등부 최고 기록(22초93)을 넘어선 것이다. 여기에 한국 최고 기록과도 0.11초 차이에 불과해, 오후에 열릴 결선에선 새로운 기록을 쓸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새 기록에 대한 기대가 큰 건, 황선우가 소문난 ‘기록 제조기’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황선우는 대회에 나왔다 하면 아시아, 한국 신기록을 써냈다. 황선우는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47초56으로 아시아 신기록을 세웠다. 자유형 200m 예선에서는 1분44초62로 한국 신기록도 작성했다.
황선우가 처음 주목 받은 것도 잇달아 신기록을 쓰면서였다. 황선우는 지난 5월 제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2021 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4초96으로 세계 주니어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세계 주니어 신기록은 황선우 본인이 2020년 11월 세운 것으로, 6개월 만에 자신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자유형 100m도 예외는 아니다. 황선우는 5월 국가대표 선발전 남자 자유형 100m 결선에서 48초04를 기록하며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이 역시 자신이 2020년 11월 세운 최고 기록(48초25)을 넘어선 것이다. 박태환이 2014년 세웠던 기록(48초42)을 갈아치운 지 6개월 만에, 다시 0.21초를 앞당긴 것이다.
기록 경신이 이어지는 건 그만큼 황선우의 성장세가 빠르다는 뜻이다. 수영계에서는 “황선우는 지금의 실력도 무섭지만, 성장 속도가 정말 대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체 조건이 좋은 데다, 물을 헤쳐나가는 재능이 좋다. 수영 자체를 즐기고, 정신력도 강하다. 그간 국제대회 경험이 없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됐지만, 도쿄올림픽을 거치며 성장이 더욱 빨라지는 모양새다.
한국 신기록엔 실패했지만, 황선우는 이날 계영 800m에서도 마지막 주자로 나와 팀의 역전 우승을 이끌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학생으로서는 마지막 전국체전에 나선 황선우는 이번 대회에서 자유형 50m와 계영 800m 외에도, 개인혼영 200m와 계영 400m, 혼계영 400m에 차례로 출전해 다관왕을 노린다.
김천/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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