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 라두카누(영국)가 3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테니스 메이저대회 윔블던 여자 단식 3라운드(32강전)에서 소라나 크르스테아(루마니아)의 샷을 받아내고 있다. 윔블던/AFP 연합뉴스
세계 338위.
프로 투어 1부 무대에도 지난달에야 데뷔했다. 그런데, 윔블던을 발칵 뒤집어놨다. 여자테니스협회(WTA)는 공식 SNS에서 ‘스타 탄생’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에마 라두카누(19·영국)의 윔블던 단식 16강전 진출은 그만큼 ‘파란’에 가깝다.
라두카누는 3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테니스 메이저대회 윔블던 여자 단식 3라운드(32강전)에서 소라나 크르스테아(루마니아·45위)를 2-0(6:3/7:5)으로 제압했다.
영국 출신의 10대가 자국 대회인 윔블던 16강전에 오른 것은 프로 선수의 대회 참가가 허용된 1968년 이후 라두카누까지 4차례 있었는데 라두카누가 이날 최연소 기록(18살239일)을 갈아치웠다. 관중석의 영국팬들이 더욱 환호할 수밖에 없던 이유다. 라두카누는 경기 뒤 “오늘처럼 ‘누군가는 둘째 주(16강전 이상)에 있어야 하는데 ‘나는 왜 안돼’라는 식으로 경기 때마다 생각했다”면서 “가능한 한 오래 대회에 머물면서 신나게 경기를 즐기고 싶다”고 밝혔다.
에마 라두카누(영국)가 3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테니스 메이저대회 윔블던 여자 단식 3라운드(32강전)에서 소라나 크르스테아(루마니아)를 꺾자 관중석의 영국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윔블던/AFP 연합뉴스
라두카누는 루마니아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났으며 2살 때부터 영국에서 자랐다. 부모의 영향으로 시모나 할레프(루마니아·3위)와 리나(중국·은퇴)를 롤모델로 삼는다. 할레프처럼 백핸드에 능하다. 라두카누는 “그들의 사고방식을 배우고 싶다. 그들 모두 아주 성실한 나라 출신”이라고 했다.
그는 런던의 뉴스테드우드고교를 막 마쳤는데 두 달 전 치른 수학과 경제학 시험에서 A학점을 받는 등 학업 또한 게을리하지 않았다. 라두카누는 “학교는 교우 관계 형성은 물론이고 (테니스 스트레스) 탈출구가 되기도 했다. 테니스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여러 지식 등도 많이 배웠다”면서 “(A학점에 대해서는) 부모님이나 다들 미쳤다고 한다”며 웃었다. 그는 이어 “나는 A학점 이하 성적은 못 받아들이고 주변 사람들도 나를 그렇게 본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으며 어떤 결과로 돌아갈지 모르겠지만 나는 내 역할대로 했고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라두카누의 16강 상대는 아일라 톰리아노비치(호주·75위)다.
한편 남자 단식에서는 로저 페더러(스위스·8위)가 생애 18번째 16강전에 올랐다. 무릎 부상을 떨쳐낸 페더러는 2017년 이후 4년 만에 우승을 노리고 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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