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최우수선수(MVP) 로 뽑힌 하인스 워드(30.피츠버그 스틸러스)는 며칠 전 미 전국일간지 USA 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나는 절반이 한국인인 만큼 한인 공동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슈퍼볼 미디어데이에서도 국내 공중파 방송(SBS)과 인터뷰에서 "한국을 위해 꼭 이기겠다"고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워드는 리시브 두 개로 약속을 지켰다.
결정적으로 터치다운을 돕는 리시브와 터치다운 리시브 1개씩을 성공시킨 것이다.
0-3으로 뒤지던 2쿼터 시애틀 시호크스 엔드라인 3야드 앞에서 쿼터백 벤 로슬리버거의 패스를 받아 역전 터치다운의 발판을 놓았다.
14-10으로 쫓기던 4쿼터에는 동료 와이드리시버 앤트완 랜들 엘의 43야드짜리 패스를 잡아 승부의 쐐기를 박는 터치다운을 찍고 포효했다.
특히 이 터치다운은 쿼터백이 아닌 리시버가 뿌린 패스를 리시버가 잡아 상대의 허를 찌르는 변칙 공격으로 슈퍼볼 역사에 명장면으로 남을 플레이였다.
워드의 이날 성적은 리시브 5개에 123야드 전진.
MVP가 로슬리버거(23)처럼 백인 쿼터백이었으면 더 좋아할 사람들도 많았겠지만 이 날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충분히 알려주는 기록이었다.
워드는 경기가 끝난 뒤 "동료들이 기회를 줬고 나는 뛰기만 했을 뿐"이라며 "공격 코치와 리시버 코치에게 고맙다"고 소문난 대로 겸손해 했다.
어머니가 늘 겸손하라고 귀가 닳도록 얘기한 탓에 남들처럼 요란한 터치다운 세리머니도 잘 하지 않는 워드는 자신을 MVP로 만들어준 플레이를 두고도 동료를 미리 챙겼다.
워드는 "앤트완의 패스가 정말 좋았다"며 "앤트완은 작년 클리블랜드 브라운스 경기(11월15일)에서도 나에게 똑같이 패스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제40회 슈퍼볼을 기점으로 슈퍼스타로 거듭난 워드는 "완전히 소원성취했다"며 "슈퍼볼에서 멋진 패스를 잡아낸 린 스완(1974∼82년), 존 스톨워스(1974∼87년.이상 피츠버그) 같은 선수를 돌아보면서 나도 이제 저들과 비교할 만 한 선수가 됐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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