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축구·해외리그

‘허리’ 싸움서 밀린 게 1차원인

등록 2006-02-02 18:34

3골 내준 덴마크전 ‘포백’만이 문제?
“수비가 좋지 않았던 것은 수비라인의 문제가 아니다.”

딕 아드보카트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1일 홍콩 칼스버그컵 결승 덴마크전 대패(1-3)의 문제를 수비 허점만으로 돌리는 것을 경계했다. 수비가 비록 실패의 최종책임을 지게 되지만, 미드필드까지 포괄하는 전체 그림 속에서 수비의 허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또 “오늘 패배가 (4백) 시스템의 문제만은 아니다. 크로아티아전과 동일한 시스템으로 경기했고 그 때는 이겼다”고 말했다. 3백 카드뿐 아니라, 4백 카드도 갖춰야 하는 아드보카트 감독은 강팀 덴마크와의 경기 패배가 쓰리지만, 4백 성공을 위한 아이디어도 얻었다고 밝혔다.

중앙수비 2명이 핵심
중앙허리 전천후 활약
빠른판단과 임기응변

한국의 4백은 유럽의 특급 4백이 아니다

4백 수비에서 핵심은 역시 2명의 중앙수비수. 이들은 제공권 능력, 스피드, 일대일 능력 등 특별한 기량을 갖춰야 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강자 첼시의 중앙수비수는 존 테리와 히카르두 카르발류이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리오 퍼디낸드와 미카엘 실베스트르가 주로 맡는다. 모두 내로라하는 수비수지만 이들조차 가끔 실수를 한다. 더욱이 한국팀에는 2002 한-일월드컵 때의 걸출한 카리스마의 중앙수비수 홍명보같은 존재도 없다. 한국은 최진철-유경렬, 김영철-김진규 등이 2006 독일월드컵 본선에 갈 중앙수비수 후보다. 이들이 특급이 아니기 때문에 아드보카트 감독은 “조직력과 협력플레이”를 강조한다. 조금 더 뛰고, 영리하게 소통하며, 척척 호흡을 맞추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중앙미드필더가 중요하다

유럽의 축구 전문가들은 4백 수비의 좌-우 윙백은 수비는 기본이나, 측면공격에 깊게 개입하는 공격성향이 강한 포지션으로 이해한다. 이 때문에 중앙수비수 2명은 앞쪽의 미드필드 3명과 유기적인 수비 방벽을 구축해야 한다. 상대 공격의 1차 저지선으로서 중앙미드필더들의 책임은 막중하다. 특히 수비에 방점을 두면서 중원을 종횡무진해야 하는 수비형 미드필더에게는 고갈되지 않는 에너지와 넓은 시야, 공격가담 능력과 재빠른 수비선 복귀 등 전천후 활약이 요구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승패는 중원에서 갈린다는 말이 나온다. 덴마크전에서 한국의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남일은 일단 몸싸움에서 밀렸고, 안정적으로 공을 처리해야 하는 대목에서 템포를 놓쳤다. 중앙의 미드필더들도 체력과 체격이 좋은 덴마크 선수들의 압박에 당황하면서 패스의 정확도가 떨어졌고, 중압감을 느낀 최종 수비수들은 뻥 차내기 식 공처리를 양산했다.

시스템보다는 임기응변 능력이 중요

축구전문가들은 우리가 강하다면 3백, 4백이니하는 시스템은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4백에 정통한 박성화 전 청소년대표팀 감독은 “덴마크전 한국 수비에서의 문제점은 수비 자체에 있기보다는 상대의 미드필드 압박과 속도 넘치는 기동력에 대응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진단과 비슷하다. 물론 두번째, 세번재 실점은 한국 선수들이 순간적으로 방심해서 나온 경솔한 플레이가 빌미가 됐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강팀을 만났을 때 빠르게 상황에 적응해 장악하지 못한 것을 개선해야 한다.

왼쪽측면을 잘 뚫었던 정경호는 순간 순간 강력하게 조여오는 덴마크 수비진과 맞서 평소처럼 플레이하다가 맥을 못춘 것은 한 사례다. 미드필더들이 경기의 속도를 1~4단 기어변속 하듯이 조절하고, 공을 빠르게 돌리면서 가능한 오래 관리해야 한다. 중립지역에 떨어진 공을 빼앗기 위해서는 과감한 몸싸움을 해야 한다. “지면서 지혜를 얻었다”는 아드보카트 감독은 미국 전지훈련에서 이런 취약점을 집중 보강할 것으로 보인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프로야구 선수, 감독, 코치만 두 달간 연봉 못 받는다고? 1.

프로야구 선수, 감독, 코치만 두 달간 연봉 못 받는다고?

신유빈 앞세운 한국, 탁구 혼성월드컵 ‘만리장성’ 못 넘고 은메달 2.

신유빈 앞세운 한국, 탁구 혼성월드컵 ‘만리장성’ 못 넘고 은메달

PBA 5년, 당구 ‘제2의 부흥’ 일구다 3.

PBA 5년, 당구 ‘제2의 부흥’ 일구다

선수 은퇴 2년 만에 최고 사령탑 된 ‘마흔살’ 무명 감독의 특별함 4.

선수 은퇴 2년 만에 최고 사령탑 된 ‘마흔살’ 무명 감독의 특별함

이재성·황의조 멀티골 폭발…리그 4·5호 기록 5.

이재성·황의조 멀티골 폭발…리그 4·5호 기록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