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전지훈련 중인 이천수와 아드보카트 감독. 아랍 에미리트와 평가전 패배후 사우디 아라비아 리야드로 이동, 그리스전을 앞두고 회복훈련에 들어간 한국 축국국가대표팀 이천수가 19일 오후(현지시각) 알 나세르 구장에서 몸을 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xyz@yna.co.kr 사우디 전지훈련 중인 이천수와 아드보카트 감독. 아랍 에미리트와 평가전 패배후 사우디 아라비아 리야드로 이동, 그리스전을 앞두고 회복훈련에 들어간 한국 축국국가대표팀 이천수가 19일 오후(현지시각) 알 나세르 구장에서 몸을 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xyz@yna.co.kr](http://img.hani.co.kr/imgdb/resize/2006/0120/113773791197_20060120.jpg)
사우디 전지훈련 중인 이천수와 아드보카트 감독. 아랍 에미리트와 평가전 패배후 사우디 아라비아 리야드로 이동, 그리스전을 앞두고 회복훈련에 들어간 한국 축국국가대표팀 이천수가 19일 오후(현지시각) 알 나세르 구장에서 몸을 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xyz@yna.co.kr
옆에서 지켜본 아드보카트 감독
딕 아드보카트(아드보로 줄임) 감독은 항상 엄숙한 표정이다. 같은 네덜란드 출신인 거스 히딩크 감독은 연습 도중 선수들과 뒤엉키기도 했고, 족구도 하며 자주 웃었다. 그래서 사진기자들은 히딩크 감독을 좋아했다. ‘그림’을 잘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드보는 연습하는 모습을 팔짱을 끼고 유심히 바라본다. 그리고 자신이 필요하면 경기장에 들어가 두 팔을 흔들며 선수들에게 전술을 설명한다. 진지함이 그대로 배어난다. 때론 화를 내는 모습도 볼 수가 없다. 선수들과 함께 지내는 숙소에 들어가면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직접 확인하지 못했지만, 그가 성질을 냈다는 이야기는 아직 들리지 않는다. 그런 아드보가 전지훈련이 계속되면서 조금씩 미소와 날카로운 반응(한번이지만)을 보였다. 아드보카트, “행복하지 않은 첫 경기죠?” 질문에 ‘싸늘한 응대’ 우선 날카로운 반응.
지난 17일 아랍에미리트연합과의 경기에서 패한 뒤 아드보는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한국 취재진에 다가섰다. 공식 통역관이 자리하기 전 아드보를 둘러싼 한국기자 가운데 한명인 한 통신사 기자가 간단한 영어로 질문을 단졌다. “Is it unfortunately warmming up?”(행복하지 않은 첫 경기죠?) 이 질문은 약체로 알려진 아랍에미리트연합을 전지훈련 첫 상대로 잡았으나 오히려 패한 것을 비꼬는 어감이 강한 질문이다. 그러자 아드보는 정색을 하며 그 기자에게 반문했다. “Do you know how many scoring chances we have?”(당신 우리가 몇번이나 득점기회를 가졌는지 알아?) 순간 분위기는 썰렁해졌으나, 아드보는 한번 더 같은 질문을 그 기자에게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로 이동한 뒤 아드보는 득점 기회의 숫자를 정확하게 말했다. “우리는 그 경기에서 모두 9번의 득점기회가 있었고, 그 가운데 5번은 결정적인 것이었다. 그리고 3번의 결정적인 기회 때 박주영이 그 자리에 있었다.” 골잡이 박주영을 설명하며 아드보는 3번 숫자를 거론한 것이다. 사람들은 숫자를 이야기하는 사람에게 반론을 제기하기 어렵다. 친구 사이에서도 옛날 이야기를 하며 날짜와 시간, 그 자리에 있던 사람 수 등 아라비아 숫자를 끼워넣으면 그런 기억을 못하는 친구들은 그 친구의 주장에 따라 갈 수밖에 없기 마련이다. 아드보는 틈나는 대로 숫자를 거론(예를 들어 “그리스와 경기 후반에 3차례의 결정적 득점찬스가 있었다”)하며 상대를 설득시키는 화법을 구사한다. 그 통신사 기자는 그 이후 별명이 ‘언포추네이트리’가 됐다. 아드보는 그 기자에게 미안했는지 이후 기자회견에서 그 기자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이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다소 튀어 나온 그 기자의 배를 손으로 만지며 친밀감도 표시했다.
![21일 오후(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프린스 파이잘 빈 파드스타디움에서 열린 4개국 초청 축구대회 한국과 그리스의 경기에서 아드보카트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들이 만족스런 모습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리야드=연합뉴스) 21일 오후(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프린스 파이잘 빈 파드스타디움에서 열린 4개국 초청 축구대회 한국과 그리스의 경기에서 아드보카트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들이 만족스런 모습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리야드=연합뉴스)](http://img.hani.co.kr/imgdb/resize/2006/0122/113788382827_20060122.jpg)
21일 오후(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프린스 파이잘 빈 파드스타디움에서 열린 4개국 초청 축구대회 한국과 그리스의 경기에서 아드보카트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들이 만족스런 모습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리야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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