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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축구·해외리그

유럽 넘을 ‘압박축구’ 한발 더

등록 2006-01-22 19:05

[뉴스 뜯어보기] 4백 실험한 아드보카트

딕 아드보카트 감독 얼굴에 미소가 감돌기 시작했다. 자신이 설계하던 수비대형에 한국 축구가 처음으로 적응하고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바로 ‘4백’ 수비 포메이션.

18일 국외 첫 평가전인 약체 아랍에미리트연합에 져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한국 축구대표팀(피파랭킹 29위)은 21일(한국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두번째 평가전에서 200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4) 우승국 그리스(피파랭킹 16위)와 우세한 경기 끝에 아쉽게 1-1로 비겼다. 아드보카트 미소는 경기 결과와는 무관한 것이었다. 자신이 뚝심있게 밀고 나가는 새로운 형태의 한국 축구가 태동하는 것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그 변화의 시발점은 수비 시스템이었다.

이른바 ‘포백’으로 불리는, 수비수 4명을 포진시키는 4-3-3(4-4-2) 전형에 태극전사들이 익숙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축구대표팀은 그동안 수비수 3명을 배치하는 3-4-3이나 3-5-2, 3-4-1-2의 대형을 주로 써왔다. 이는 3명의 수비수를 수비에 전담시키고 대신 미드필더와 공격진을 늘려 강화하는 전형이다.

이보다 1명 많은 4명의 수비수를 포진시키면 외형상 수비는 강화되고, 공격력은 약화되는 것처럼 보이게 마련이다. 그래서 4백을 제대로 가동하기 위해선 양쪽 수비수(윙백) 2명이 후방에서 수비하다 기회가 나면 중원과 전방으로 치고 나가 득점 기회에 가담한다. 유럽 명문팀들이 주로 이런 전형을 사용하는데, 양쪽 윙백은 빠른 발과 강한 체력이 요구된다. 측면 공격수들도 양쪽 수비수가 전방에 나가있을 때 수비 자리를 보강해 줄 자세가 돼있어야 한다.

2006 독일월드컵 본선 16강 진출을 위해 잡아야 하는 스위스나 프랑스 등 유럽팀들은 대부분 득점력이 강한 3명의 공격수들이 나선다. 이들을 방어하기 위해서도 한국은 기본대형인 3백 시스템 뿐 아니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전형을 바꿀 수 있도록 4백 카드도 준비해 두어야 한다.

그래서 아드보카트 감독은 자신이 발탁한 장학영(성남)과 조원희(수원)를 오른쪽 윙백으로, 김동진(서울)을 왼쪽 윙백으로 실험했다. 물론 국외파인 이영표(토트넘 홋스퍼)는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았지만 부동의 왼쪽 윙백으로 자리가 정해져 있다.

수비이면서도 공격적 성향이 강한 이들 윙백들은 최진철(전북) 유경열(울산) 김진규(주빌로 이와타) 김영철(성남) 등 전통적인 수비수들과 함께 수비 최종 라인에 서 아드보카트 감독의 4백 전형에 힘을 실었다.


그리스전에서 한국의 ‘4백’은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탓인지 전반엔 날카로운 그리스의 기습에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후반 들어 점차 안정을 찾으면서 강한 압박축구로 그리스와 대적했다.

최전방 공격수 이천수와 이동국이 상대의 역습 때 후방에 들어와 수비에 가담하는 적극적인 모습도 첫 4백 실험을 무난하게 끝내도록 도왔다.

경기 뒤 아드보카트 감독은 “우리의 모든 것은 독일 월드컵에 맞춰져 있다”며 “강한 수비 라인이 상대를 압박하며 밀고 올라가 한국 공격수들에게 많은 득점기회를 만들어 줬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강한 팀을 만드는 과정에 열중하겠다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작전은 이렇듯 수비와 공격이 마치 하나의 몸처럼 결합해 더 위력을 발휘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집중돼 있다. 리야드/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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