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크지만 희망도 보인다”
“공이 있는 곳에서 부상이 가장 많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공 뒤에 있는 선수들을 주목하게 되죠.”
4년만에 축구대표팀 주치의로 복귀한 족부 정형외과 전문의 김현철(44·사진) 박사가 대표팀 선수들을 보는 표정은 마치 어머니가 자식 보듯 걱정스러움과 대견함이 교차한다. 2002년 월드컵에서 대표팀 주치의를 맡았다가 이번에도 월드컵을 앞두고 관동대 의대 교수직을 떠나 축구 그라운드를 찾았다.
그는 19일 “국내 축구선수들은 대부분 발목 인대가 늘어나 있다”며 “어릴 때부터 시간을 놓치치 않고 그때그때 치료를 하면 되는데 방치하다보니 나중엔 관절에 지속적으로 무리를 주게 돼 결국 큰 부상을 불러오고 있다”고 말했다. 성적 지상주의에 빠져온 학원 축구 환경이 선수들의 몸에 지우기 힘든 상처를 남기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런데 의사였던 그가 하필이면 축구대표팀과 인연을 맺었을까?
2002년 월드컵 직전 히딩크 감독이 “어떻게 대표팀에 전담 주치의조차 없냐”며 강하게 불만을 터뜨린 것을 놓치지 않고, 김 박사가 당시 조선대 조교수를 그만두면서까지 주치의로 나서게 된 것이다.
“2002년과 달리 선수들이 자신감에 차있고, 특히 홍명보 코치나 이운재 주장을 중심으로 운동장에서 선수들이 쉴새 없이 대화를 하고 있는 것을 보니 희망적으로 보이네요.”
4년전 대표팀과 달라진 분위기를 접하면서도 그는 역시 대표팀 일원으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아랍에미리트를 사작으로 앞으로 남은 평가전을 모두 이기고, 독일 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라는 국민들의 높은 기대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선수들이 연습이나 훈련을 하러 나갈 때 한번 더 가방을 꼼꼼히 챙기고, 선수별 체크사항도 다시 한번 들여다보게 된다.
두바이/글·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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