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를 위해 호텔 정문으로 나오는 아드보카트 감독과 축구대표팀 스태프들.
“월드컵 신화 창조를 위해서라면…”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신화 재창조를 위한 한국 축구대표팀의 41일간에 걸친 해외 전지훈련이 시작됐다. 지구를 한바퀴 반을 도는 장기간의 해외 전지훈련은 선수들의 체력 훈련은 물론, 전술훈련과 내부 경쟁 촉진을 통한 경기력 확대의 좋은 기회이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번 해외 전지훈련은 한국 월드컵 팀이 독일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그 첫 전지훈련지는 중동의 석유 부국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 두바이는 유럽 부유층들의 겨울 휴양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국은 겨울이지만 현재 두바이는 낮 기온이 25도를 웃돌고 강한 태양이 내리쬐는 한국의 여름 날씨. 푸른 하늘과 뭉개구름, 상쾌한 바닷바람이 관광객을 바다로 유인한다. 한국 대표팀이 묵고 있는 주메이라 비치클럽 리조트는 두바이에서도 손꼽히는 최고급호텔이다. 세계 유일의 7성급 호텔인 ‘버즈 두바이’호텔이 문을 열기 전엔 이 호텔이 두바이에서 최고급호텔로 꼽혔다. 방은 모두 스위트룸으로 하루 숙박료는 1000달러 수준. 한화로 100만원에 육박한다. 한국 대표팀은 이 50개의 스위트룸 가운데 모두 24개를 예약해 쓰고 있다. 비싼 만큼 보안이 철저한 프라이베이트급 호텔. 차량 바리케이트가 처진 호텔의 정문에는 7~8명의 경비원이 출입객을 엄격히 통제한다. 정문에서는 호텔 건물이 보이지 않을 만큼 야자수나 열대 식물이 무성하고 외부인은 로비에도 접근도 안된다. 호텔 주변은 높은 담장에 철조망까지 처져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에 대한 길거리 인터뷰.
16일 아드보카트 감독을 인터뷰를 위해 이 호텔을 찾은 30여명의 한국 취재진은 정문 옆 길가에서 그를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노상에서 그와 인터뷰했다. 정문 경비원들은 리조트 내부를 향한 카메라 촬영을 엄격히 막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선수들에게 “휴식 시간에 가능한 호텔의 사우나와 헬스클럽등을 이용하라”고 권했을 정도로 시설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한국 대표팀은 시차 적응을 위해 오전에 대부분 자신의 방에서 수면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호텔에서만 2박 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지출하는 숙박료만 하루 5천만원에 이른다. 역대 한국 국가대표팀이 전지훈련을 위해 사용한 가장 비싼 호텔이라고 관계자들은 이야기 한다.
리조트 정문.
이 호텔을 숙소로 잡은 것은 아드보카트 감독.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기전 한달 반가량 아랍에미리트연합 국가대표팀을 지휘했기에 이곳 사정에 밝은 편이다. 앞으로 축구국가대표팀은 전지훈련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홍콩,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에서도 최고급 호텔에 묵을 예정이다. 물론 비행기도 비지니스클래스를 이용한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항상 최고를 고집했다. 선수단은 서울에서도 최고급 호텔에 묵었다. 한 축구 선수단 관계자는 “아드보카트 감독이 선수 기량 증대를 위해 최대한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조트 정문의 모래 재떨이.
돈이 없어 외국 원정길에 싼 비행기를 갈아타며 가다가 녹초가 됐던 선배 축구인들에 비하면 지금의 ‘태극전사’들은 행복하기만 하다. 국민들은 아무쪼록 자신의 ’혈세’로 편안하고 안락한 훈련을 하고 있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독일 월드컵에서 자신들을 신나게 만들기만을 기원하고 있다. 두바이/ 글·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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