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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가대표팀 응원단의 ‘여왕 붉은 악마’ 김정연 간사

등록 2006-01-03 18:59수정 2006-01-04 16:57

“6월 독일서 또한번 응원신화 창조”
쉬지 않고 전화벨이 울린다.

젊음이 생동하는 서울 종로 대학로의 한 건물에 자리잡은 70여평 ‘축구 쉼터’의 새해는 독일월드컵을 향한 붉은 악마의 아우성이 이미 시작되고 있다.

깃털처럼 가벼운 느낌을 주는 경쾌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 주인공은 국내 유일의 프로 서포터스 김정연(33)씨. 직함은 ‘붉은 악마 행정간사’. 2002년 한-일월드컵이 끝난 뒤 마련된 축구 쉼터를 운영하며 실질적으로 붉은 악마를 이끌어 가고 있는 ‘여왕 붉은 악마’인 셈이다.

“대부분의 전화가 독일월드컵에 가려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입니다. 그건 여행사에 물어 봐야죠. 여기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서포터스클럽인 붉은 악마 응원단인데요.”

11년째 축구와 열애중…적금 부어 해외원정
300명 소수정예 악마들 유럽 관중 누를 작전

목소리에 점차 힘이 들어간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1994년부터 축구장에 응원 나가기 시작해 이제 11년을 축구에 미쳐 지냈다. 98년부터 연고지인 (당시)천안 일화을 응원하며 본격적인 서포터스 활동을 하다가 2001년엔 붉은 악마 회원관리팀장을 맡았고, 지금은 월급을 받는 유일한 상근 직원이다.

“그냥 축구가 좋아요. 그래서 결혼도 아직 못하고, 아니 안하고 있어요.” 대학에서 스포츠마케팅을 전공한 김씨는 지금까지 12번에 걸쳐 해외원정 응원을 갔다. 물론 모든 비용은 자비였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응원을 위해서 2년 동안 적금을 부었어요. ” 해외 응원길에 만난 한 아르헨티나 청년은 2년 동안 점심을 굶어 원 비용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해외원정 응원은 2000년 7월 중국 베이징에서의 중국 국가대표팀과의 경기. “여자 4명이 붉은 악마 복장을 하고 경기장에 들어섰어요. 이미 응원도구는 모두 빼앗긴 상태였죠. 6만여명의 중국 관중들이 일제히 저희를 향해 야유를 퍼붓더군요. 겁이 벌컥 났어요. 그런데 저 아래 경기장에 몸을 풀고 있던 한국 선수들이 저희를 보고 손을 흔들었어요. 용기를 냈죠.” 운동장의 선수들은 힐끔힐끔 관중석을 보며 응원단을 찾기 마련이라는 것.

2002년 6월4일은 한국이 꿈에 그리던 월드컵 본선 첫승을 거둔 날이다. 부산에서 폴란드를 제물로 한국 축구가 기적의 대약진을 시작할 때 김씨는 엉엉 울었단다. 이겨서 운 것이 아니다.

“경기가 시작할 때 관중석을 보니 온통 붉은 색이었어요. 처음이었어요. 그 이전까지는 골대 뒤만 붉었거든요. 저희 붉은 악마의 꿈이 드디어 실현된 것입니다. 운동장을 붉게 물들이는 것. 20분 동안 하염없이 울었어요.”

오는 6월 독일월드컵에는 300명의 붉은 악마가 원정간다. 걱정이 많다. 소수인데다 적진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상대하는 스위스·프랑스는 물론, 대표팀 대부분이 프랑스팀에서 뛰는 토고 역시 유럽 관중들이 일방적으로 그들을 응원할 것입니다. 훌리건도 있구요. 하지만 붉은 악마는 그곳에서도 팔팔 살아 움직일 것입니다.”

독일월드컵을 겨냥해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모바일 회사 등과 손을 잡고 새로운 응원구호와 응원 방법을 전파할 예정이다. 아직 응원 컨셉트은 비밀. “새로운 응원 신화를 창조할 것입니다. 마치 길거리 응원이 새로운 응원 문화로 자리잡았듯이 말이죠.”

글·사진/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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