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포르투갈과의 3~4위전 경기를 승리로 마감한 뒤 폭죽이 터지는 그라운드를 돌며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슈투트가르트/연합뉴스
독일 슈바인슈타이거 ‘신들린 슛’ 포르투갈 꺾고 3위 마감
독일 전차군단의 최신예 저격수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22·바이에르 뮌헨)의 독무대였다.
슈바인슈타이거의 힘있고 정확한 중거리포는 포르투갈의 수비를 농락했고, 주최국 독일을 3위에 올려놓으며 독일 축구의 체면을 세워줬다.
수문장 올리버 칸(37·바이에르 뮌헨)이 처음으로 경기에 나선 독일은 9일 오전(한국시각) 슈투트가르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3~4위 결정전에서 슈바인슈타이거의 거침없는 두 방의 중거리포와 프티의 자책골을 묶어 포르투갈에 3-1 대승을 거뒀다.
1966년 잉글랜드 대회 이후 40년 만에 16강에 진출한 포르투갈은, 당시 올렸던 월드컵 최고 성적인 3위를 차지하기 위해 독일과 맞붙었지만 예기치 않았던 슈바인슈타이거의 신들린 듯한 슛을 막지 못하며 4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독일의 3득점은 모두 슈바인슈타이거의 것이었다.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한 슈바인슈타이거는 팽팽한 0-0 접전을 벌이던 후반 11분부터 독무대의 막을 올렸다.
포르투갈 진영 왼쪽 측면을 돌파하던 슈바인슈타이거는 수비수 2명을 따돌린 뒤 페널티 지역 왼쪽 바깥에서 중거리 슛을 날려 수문장 히카르두가 급하게 뻗은 두 손을 무색하게 하며 선제골을 올렸다.
슈바인슈타이거는 후반 16분 다시 왼쪽을 돌파한 뒤 낮게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포르투갈 미드필더 프티가 걷어낸다는 것이 자책골이 됐다. 슈바인슈타이거의 크로스가 강력한 탓에 자책골이 된 것이다.
승리를 확신한 슈바인슈타이거는 후반 33분에도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자신감 넘친 중거리포를 날렸고, 이 공은 포르투갈 골문 오른쪽 구석에 명중했다.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에 선정된 슈바인슈타이거는 14살 때부터 바이에른 뮌헨 유소년팀에 입단해 2002년 독일 유소년 선수권에서 소속팀을 정상에 올리는 구실을 했던 독일 축구의 차세대 간판이다.
이번 독일 월드컵에서는 독일의 7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2골 2도움을 기록해 막판 독일의 최고 스타가 됐다.
한편 올리버 칸은 경기 뒤 “오늘이 독일을 위해 뛰는 나의 마지막 경기였다”고 은퇴를 밝힌 뒤, “오늘보다 더 멋지게 대표 생활을 끝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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